프란치스코 교황, 성 베드로 대성당서 ‘세계 가난한 이의 날’ 기념미사 주례
“가난한 이들 상황에 ‘수수방관’ 하지 맙시다”
가난한 이웃 6000명 초대
노숙인 등과 함께 점심식사
임시 무료 진료소도 운영
프란치스코 교황이 11월 16일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을 맞아 성 베드로 광장에 설치된 무료 진료소를 깜짝 방문해 봉사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CNS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은 부자들은 더 부유해지지만 가난한 이들의 비참한 삶과 고통은 무시되고 있다면서 그리스도인이라면 마땅히 가난한 이들을 도와야 한다고 당부했다.
교황은 11월 18일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을 맞아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기념미사를 주례했다. 교황은 이날 강론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가난한 이들의 상황에 팔짱을 낀 채 무관심하게 방관할 수만은 없다”면서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그랬던 것처럼 가난한 이들과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다가가 사랑이 담긴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미사에는 6000여 명의 가난한 이웃들이 특별히 초대됐다.
교황은 “가난한 이웃을 돕는 것은 사회의 요구나 교황이 관심을 갖고 실천하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신학적 요청”이라면서 “우리 모두는 구원을 애원하는 거지들이며, 주님께서는 가난한 이들을 사랑하시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미사 뒤 삼종기도를 주례한 교황은 곧바로 바오로 6세 홀에서 1500여 명의 가난한 이들과 노숙인 등 도움이 필요한 이들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점심 메뉴는 라자냐와 치킨 너겟, 으깬 감자와 티라미슈였다.
로마의 본당 자원봉사자 70명과 자원봉사자 단체 직원들은 힐튼 호텔이 제공한 음식을 나르는 등 시중을 들었고, 폼페이 성지의 청년들은 식사 시간 동안 음악을 연주했다. 이탈리아의 유명 파스타 제조업체 파스티피시오 루모는 식사 후 참가자들에게 1㎏의 파스타를 선물했다.
한편, 교황청은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 가난한 이들을 위한 임시 무료 진료소를 열었다.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가 마련한 무료 진료소는 11월 12일부터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인 18일까지 오전 8시부터 오후 10까지 운영돼, 로마의 노숙인과 가난한 이들을 진료했다.
30여 명의 의사와 간호사들이 봉사에 나섰으며, 진료 과목도 일반 건강검진 외에 심장과와 피부과, 부인과, 안과 등 특별 검진도 실시했다. 교황청은 지난해 세계 가난한 이의 날에도 무료 진료소를 운영했으며, 올해는 이른 아침부터 밤까지 진료 시간을 확대했다. 교황은 11월 16일 진료소를 깜짝 방문해 봉사자들을 격려했다.
교회는 지난해부터 연중 제33주일을 세계 가난한 이의 날로 기념하고 있으며, 올해 주제는 “여기 가련한 이가 부르짖자 주님께서 들으셨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