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애버트’ 최호왕(안토니오·19·인천 간석4동본당)씨.
오른쪽 다리와 손이 자유스럽지 못한 채 미국 프로야구의 조막손 투수 짐 애버트와 비슷한 형태로 던지는 최씨의 공은 웬만한 성인들보다 더 빠르다.
태어나자마자 뇌성마비에 걸려 장애인으로서 인생을 출발해야만 했던 최호왕씨가 야구의 도시 인천에 어린이 야구교실을 창단하고자 땀을 흘리고 있어 주위 사람들을 흐뭇하게 하고 있다.
“장애인이 야구교실을 창단한다고 주위에서 이상하게 여길지 몰라도 보통사람들이 세상을 살듯이 저도 사회 구성원의 일원으로서 당당하게 살고 싶었고, 내 인생의 전부인 야구를 계속하기 위해 이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오는 12월12일 창단식을 앞두고 분주하게 일하고 있는 최호왕씨는 “인천시청 장애인 재활협회 김남호 과장님의 도움으로 인천시 만수동에 어엿한 사무실을 마련하게 됐다”고 기뻐하면서 “인천의 야구 선배들을 포함 여러 사람이 이 일을 돕고 있어 자신감이 넘친다”며 환하게 웃었다.
최호왕씨는 집 근처에 전 쌍방울 고 임신근 코치가 살고 있었던 게 계기가 되어 야구에 대한 열정을 키워왔다.
동인천중학교 2학년 때 야구부에 들어가려던 최씨는 장애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팀을 쫓아다니는 ‘객원선수’로 활동해 왔다.
또 최씨는 인천의 아마추어 야구팀인 ‘빅토리아 야구단’에서 89년부터 93년 9월까지 야구선수, 지도자로서 활동할 정도로 야구에 대한 열정을 키워왔다.
지난 11월16일 대학입시를 위한 수학능력평가에도 응시할 정도로 불굴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최씨는 “앞으로 사회복지학과를 전공 나와 같은 장애인들과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는 이들을 위해 평생 살고 싶다”고 야무진 포부를 펼쳐 보이기도 했다.
공부하랴. 좋아하는 야구하랴 몸이 열두개여도 모자랄 정도인 최씨는 “앞으로 야구교실을 통해 얻어지는 수익금으로 장애인 복지기금을 마련하고 싶다”고 밝히고 아울러 “여력이 닿는 한 인천에 야구 박물관을 세울 계획을 하고 있다”고 소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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