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성서의 주제는 ‘기쁨’입니다.
해마다 교회는 사순절과 대림절이라는 전례시기 안에서 회개를 선포하며 백성들로 하여금 성찰과 반성의 시간을 갖도록 합니다. 왜냐하면 그 길만이 주님을 만나는 유일한 길이요 또한 그 길만이 주님의 부활을 자신의 부활로 체험하는 올바른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교회가 통회 속에서 항상 울고만 지내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사순 제4주일과 대림 제3주일은 오히려 기쁨을 묵상하며 대축일을 준비하게 합니다.
“야훼를 생각하면 나의 마음은 기쁘다”
그렇습니다. 아무리 고달픈 처지에서도 주님을 생각하면 온 몸에 힘이 생기고 기쁨이 솟구칩니다. 제1독서(이사 61,1-2, 10-11)에서 외치는 내용이 바로 그것입니다. 가난하고 억눌린 자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해 줄 메시아가 오시니 하느님께 감사와 기쁨의 찬미가를 드리는 것입니다. 고달픈 이들에게 주님보다 더 기쁨을 줄 자가 세상 천지에 누가 있겠습니까?
특히 믿음을 가진 우리들은 누구보다 기쁘게 살아야 합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용기를 잃어서는 안 되며 흑 자기 죄로 인생이 크게 실패했다 해도 생명이 살아 있다면 그는 주님 안에서 희망이 있습니다. 그는 여전히 하느님 사랑의 한복판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죽을 때까지 기뻐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은 “당신들이 알지 못하는 사람 한 분이 당신들 가운데서 계십니다”하고 외쳤습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우리는 알지 못하지만 주님은 늘 우리 가운데 분명히 서 계십니다. 따뜻한 아버지로서 사랑과 자비를 가지고 서 계시며, 강한 주님으로서 지혜와 힘을 가지고 서 계십니다. 그래서 그 사실을 믿는 사람하고 믿지 않는 사람하고는 은총의 차이가 다르게 됩니다.
같은 업종에서 서로 장사를 하는 두 형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은 아주 대조적이었습니다. 한쪽은 식구도 많고 병자도 있으며 늙으신 부모도 모시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바람 잘 날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런데도 그 친구는 항상 싱글벙글이었습니다. “뭐가 그렇게 좋으냐?”하고 물으면 그는 늘 같은 대답을 합니다. “예수님이 함께 계시니 좋지요” 저는 그 친구의 기쁨을 바라보면서 제 자신을 반성할 때가 많았습니다.
다른 사람은 식구도 적고 경제적으로 여유도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늘 짜증이요 불평과 불만이 많았습니다. 장사가 잘 되는데도 부부간에 화목하지가 않으며 술만 마셨다하면 집안에 난리가 납니다. “도대체 무엇이 불만이냐?”하고 물으면 그 친구도 똑같은 대답을 합니다. “세상이 뜻대로 안 됩니다” 맞는 말입니다. 주님이 함께 동행하심을 모르니 세상이 뜻대로 될 리가 없습니다. 삭막하고 고달픕니다. 평생 슬프게 방황하게 됩니다.
오늘 둘째 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항상 기뻐하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주님을 통해서 하느님께서 보여주시는 뜻이라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런데 왜 많은 사람들이 기쁘게 살지 못하느냐? 그리고 왜 많은 사람들이 감사를 드리지 못하고 불평 속에서 사느냐? 이유는 한가지입니다. 기도를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도가 없는 인생은 사막에 오아시스가 없는 인생입니다. 하느님께 자기를 열고 대화하지 않는 인생은 뜨거운 여름에 겨울옷 입고 땀을 흘리는 사람과도 같습니다. 기도가 없으면 세상을 거꾸로 살 수 밖에 없습니다.
오늘은 특히 ‘자선주일’입니다.
참사랑은 받는 것보다 베푸는 데에 있습니다. 세상에 남에게 줄 수 없을 만큼 가난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더 받지 않아도 될 완전한 부자도 없습니다. 그런데 신앙 안에서는 그렇습니다. 베푸는 사람은 늘 채워지게 되고 자기 것이라고 늘 움켜만 쥐는 사람은 항상 부족하여 불안하게 됩니다. 나누지 못하는 사람, 이 사람들은 재물이라는 감옥에 갇힌 자들입니다. 억만금을 가지고 있어도 그는 묶여진 존재입니다.
참기쁨은 베푸는 데에 있습니다. 남을 기쁘게 해보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이 비로소 기쁠 것입니다. 없는 자들에게 나눠주고 불쌍한 사람들을 찾아보십시오. 참기쁨이 거기에 있을 것입니다. 특히 기도를 해보십시오. 하느님을 통해서 느끼는 기쁨과 그리고 무한한 감사가 우리 인생을 풍요롭게 해줄 것입니다.
“나의 하느님 생각만 하면 가슴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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