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셋째 계명
안식일에 관한 성서신학은 해방을 지향한다. 그것은 이스라엘이 이집트의 노예생활에서 해방된 것을 기억하는 것이다. “너희는 이집트땅에서 종살이하던 일을 생각하여라. 너희 하느님 야훼가 억센 손으로 내리치고 팔을 뻗어 너희를 거기에서 이끌어 내었다. 그러므로 너희 하느님 야훼가 안식일을 지키라고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이다”(<2170>신명 5,15)안식일은 “노동의 노예 상태와 금전 숭배에 대한 항의의 날)”(<2172>)이다. 여기서 인간화를 위한 그리스도교 윤리의 구조가 드러난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생겼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서 생기지는 않았다).”(<2173> 마르 2,27)
주일에 대한 신학도 마찬가지로 해방적 힘을 분명히 드러내준다. “필요한 것이 똑같고 권리가 똑같지만, 빈곤과 불행으로 말미암아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형제들”(<2186>)을 연대의식을 갖고 기억하면서 이 날을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주일은 “우리의 해방의 날”(<2188>)이다. 주님의 날은 인간의 잔치, 미래를 보장하기 위한 부의 축적에 대해 노심초사하는 것으로부터의 해방이며 ‘소유’는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해하도록 촉구한다. 주님의 날은 우리의 삶은 주님의 손에 있으며 우리가 다른 곳에서 헛되이 찾고 있는 행복의 보장은 오직 그분에게서만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시켜 준다.
주님의 날은 오로지 소득과 이윤만을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기며 ‘잃어버린’ 시간, 말하자면 ‘거저하는 일’, 이득이라고는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일에 바친 시간의 진가를 알지 못하는 공리주의적 태도로부터의 해방이다. 주님의 날은 노동이 인간을 위해 생겼지, 인간이 노동을 위해 생기지 않았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생산과 노동을 과도하게 예찬하는 사고방식으로부터의 해방이다.
요컨대, 주님의 날은 섭리에 대한 신앙의 의미심장한 시금석이다. 즉 그것은 소유 증대에만 전념하려는 논리의 극복의 의미심장한 시금석이다. 주일에 생산적 노동에 열중하려는 유혹은 소득과 이윤에만 사로잡혀 있도록 조장하는 공리주의 문화의 결과이다.
우리는 인간의 평일(平日)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주님의 날을 회복해야 한다.
이 대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2189>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켜라”(신명 5,12) “이렛날은 야훼를 섬기는 거룩한 날이니 철저하게 쉬어야 한다.”(탈출 31,15)
<2910> 첫 창조의 완성을 나타낸 안식일이 그리스도의 부활로 시작된 새로운 창조를 기억하는 주일로 바뀌었다.
<2191> 교회는 마땅히 주님의 날 또는 주일이라고 하는 여드렛날에 주님의 부활의 날을 거행한다.
<2192> “주일은… 보편교회에서 근본적 의무 축일로 지켜져야 한다”(교회법 1246조 1항) “신자들은 주일과 그 밖의 의무축일에 미사에 참여할 의무가 있다.”(교회법 1247조)
<2192> “신자들은 주일과 그 밖의 의무축일에 하느님께 바쳐야 할 경배, 주님의 날의 고유한 기쁨 또는 마음과 몸의 합당한 휴식을 방해하는 일과 영업을 삼가야 한다.”(교회법 1247조)
<2194> 주일의 제정은 “가정, 문화, 사회, 종교생활을 영위하기에 충분한 휴식과 여가를 즐길 수 있는”(사목헌장 67항) 가능성을 모든 사람에게 주는데 이바지한다.
<2195> 모든 그리스도인은 주님의 날을 지키는데 방해가 되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불필요하게 강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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