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우리의 어머니이신 마리아(교본18~19쪽)
레지오 성모 신심의 세 번째 특징은 ‘우리의 어머니신 마리아’이다. 여기서 말하는 어머니는 육체적인 모성이 아니라 영적인 모성이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은총의 세계에서 마리아의 자녀들인 것이다.
몽포르의 성 루도비꼬는 마리아의 모성에 대해 “자연적이며 육체적인 출생에 있어서 아버지와 어머니가 필요하듯이 초자연적이며 영적인 출생에 있어서도 아버지와 어머니가 필요하다. 참다운 하느님의 모든 자녀들은 하느님을 아버지로 모시고 마리아를 어머니로 모신다. 마리아를 어머니로 모시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을 아버지로 모시지 않는 사람이다”(참된 신심 30항)고 단언했다.
성서에서 마리아의 영적 모성이 결정적으로 표현된 곳은 요한복음 19장 26~27절이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서있는 사랑하는 제자를 보시고 먼저 어머니에게 “여인이여, 이 사람이 당신의 아들입니다”하시고 그 제자에게는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하고 말씀하셨다. 이때부터 그 제자는 마리아를 자기 집에 모셨다’
구세주 예수님은 십자가상에서 어머니라는 말 대신에 ‘여인이여’라는 호칭을 사용하면서까지 사랑하는 제자가 마리아의 아들임을 엄숙하게 선언하셨다. 복음서의 저자는 창세기에서 하느님이 인류의 첫 어머니인 하와에서 사용한 ‘여인’이라는 칭호를 마리아에게 사용함으로써(창세 3,15 참조) 마리아가 새로운 하와, 새로운 여인으로서 영적 어머니임을 드러내려고 했다. 그리고 복음서의 저자가 구태여 제자 요한이라는 이름을 밝히지 않고 그냥 ‘사랑하는 제자’라고 표현한 것은 예수님이 마리아를 모든 제자의 어머니로 내어 주셨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우리들도 사랑하는 제자들이기에 마리아는 우리 모두의 어머니이며 우리는 모두 마리아의 자녀들이다.
마리아는 십자가상 예수님으로부터 사랑하는 제자를 아들로 받았을 때 주의 탄생예고 때에 가브리엘 천사에게 대답한 그대로의 마음으로 받아들이셨다. 아들의 유언에 의하여 마리아는 새로운 방식으로 새로운 아들의 어머니가 되신 것이다. 마리아는 베들레헴에서 겪은 해산의 고통보다도 더 심한 십자가의 고통을 골고타 언덕에서 마음으로 함께 겪으심으로써 새 생명의 탄생에 참여하셨고 새 생명의 어머니, 제자들인 우리의 어머니가 되셨다. 그러기에 마리아는 새 공동체의 출발을 위한 성령 강림을 다락방에서 기다리면서 제자들과 함께 기도하셨고 제자들에게 영적인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셨다(사도 1,12-14 참조).
현대에 와서 마리아의 영적 모성을 확인시켜 주는 중요한 문헌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회 헌장」 8장이다. 이 문헌은 마리아가 그리스도 신비체 지체들의 어머니(53항) 산 사람들의 어머니(56항) 은총의 세계에서 우리의 어머니가 되셨으며(61항) 은총의 계획 속에 마리아의 모성은 영구히 끊임없이 계속되므로(62항) 참된 신앙으로 우리 어머니이신 마리아께 자녀다운 사랑을 드리며 그분의 덕행을 본받을 것(67항)을 요구하고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성모 성년(1987년~1988년)을 위해 반포한 회칙 「구세주의 어머니」 45항에서 마리아의 모성에 대해 자상하게 설명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씀 하셨다. “그리스도의 제자의 생활에서 차지하는 마리아의 중요성은 십자가상에서 남겨주신 구세주의 유언으로 시작된 그리스도의 어머니께 대한 이 자녀다운 의탁을 통하여 분명히 표현되었다. 자녀답게 마리아께 자신을 의탁함으로써 그리스도인은 사도 요한처럼 그리스도의 어머니를 ‘자기 집에 모시며’ 자신의 내적 생활을 이루는 모든 것 안으로, 즉 자신의 인간적, 그리스도적 자아 안에 그분을 모셔들이게 되는 것이다”
교황님이 이 회칙에서 강조한 내용, 즉 마리아를 어머니로 참되게 모시는 일은 이미 70년전 레지오 마리애가 실천하여 왔던 것이다. 레지오 단원들은 성모 신심을 통해 개인 성화를 도모하며 사도직 활동을 하고있는 것이다. 레지오 단원 뿐만 아니라 우리 그리스도인 모두는 과분하게도 여느 어머니보다 월등히 훌륭하신 예수님의 어머니를 우리의 어머니로 모실 수 있는 은총을 받았으니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성모님의 참 자녀답게 맞갖은 행동을 해야하며 마치 어린이처럼 성모께 전적으로 의탁하는 생활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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