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회는 과연 얼마나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의 권리에 관심을 갖고 있는가? 70년 대 초반, 한 노동자의 분신을 계기로 사회문제에 보다 관심을 갖기 시작했던 한국 천주교회는 그동안 꾸준히 여러 분야에 걸쳐 불거진 인권문제에 관여해 왔다. 인권주일을 맞아 노동문제를 비롯 도시빈민, 법률, 양심수, 여성, 생명, 환경문제 등 많은 분야에서 인권에 관계된 일들을 해왔던 한국 천주교내의 인권관련 단체들을 분야별로 소개함으로써 어려움에 처한 독자들에게 알맞은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노동
가톨릭교회가 이미 오래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던 인권분야는 단연 노동문제였다. 발전일변도의 국가정책으로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었던 노동자들의 인권침해는 그동안 갖가지 모습으로 자행 됐으며, 가톨릭교회는 가톨릭 노동청년회, 가톨릭 노동사목위원회 등의 기관을 통해 노동자들의 인권수호를 위해 미진하지만(?) 일관된 노력을 해왔다. 특히 70년대 초 평화시장 전태일 분신사건 이후 한국교회 전체가 노동자들의 인권수호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등 커다란 관심을 보였다.
이렇게 노동자들의 인권을 위해 일조하고 있는 가톨릭계 노동단체들은 크게 세 부류로 분류할 수 있다. 노동관련 인권단체가 한 가지 기능보다는 복합적인 기능을 갖고는 있지만 산업재해, 노동법 상담기관과 노동자들이 쉴 수 있는 문화공간,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 상담소로 구분 지을 수 있다.
수많은 노동관련 단체들은 대부분 가톨릭 노동사목 전국협의회에 소속되어 있고, 기타 기관이 노동지역의 본당에 소속되어 있다.
현재 서울교구만 하더라도 노동자 전담사제를 두어 노동자들의 문제를 교회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고 노동자들이 스스로 발생되는 문제를 해결하고 주체적인 인간으로서 우뚝 서게 하기 위한 노력들을 노동사목이라는 소공동체를 중심으로 진행, 노동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도시빈민
도시빈민들의 인권운동을 해오고 있는 서울대교구 도시빈민사목위원회(위원장 이기우 신부)는 최근학계, 정계, 법조계를 망라해 도시빈민의 주거권리를 위해 ‘도시 재개발 특별법 재정’을 위해 그 역량을 총집합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이라는 대주제를 갖고 도시지역의 가난한 이들의 권리확보를 위해 일해 오고 있는 가톨릭 내 인권단체로는 도빈위를 비롯, 천주교 도시빈민회, 도시빈민연구소(소장 제정구 의원), 주거권 실현을 위한 주거연합 등을 들 수 있다.
이 단체들은 도시 재개발 법으로 인한 강제 철거에서 수반되는 가난한 세입자들의 인권보호는 물론 지역에 공부방, 탁아소, 시민교실 등 문화공간도 함께 운영하고 있어 가톨릭 신자뿐아니라 지역사회 주민들에게도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여 성
교회는 매 맞는 여성문제와 매춘여성, 성폭력 피해여성들의 인권 회복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남성의 무차별적 구타로부터 여성을 보호해줄 뿐 아니라 여성이 사회의 일원으로 홀로 설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는 이들 여성 단체들은 80년대 후반 교회 내에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여성의 전화 등 일반 사회단체와의 긴밀한 연대 속에서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고 이들이 그리스도인으로서 전인적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 있는 교회내의 여성 인권단체들은 외국인 선교사들에 의해 운영되어 오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법률 및 인권일반
억울한 누명을 쓰거나, 그에 준한 일을 당한 이들에게는 마땅히 찾아갈 때가 없다. 교회가 힘없는 이들 편에 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예수가 가난한 병자, 죄인들을 찾아 나섰듯이 교회도 끝없이 가난한 이들의 편에 서도록 요청받고 있다.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연합 산하 천주교 인권위원회(위원장 최병모 변호사)를 포함 정의구현 전국사제단 등은 70년대부터 지금까지 인권에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커다란 공헌을 하고 있다. 이 단체들은 인권의식의 고취를 위한 강좌교육부터 법률상담, 법률구조활동, 억울한 구속자를 위한 대책활동, 양심수 후원 및 결연사업, 인권상황 조사 및 연대지원 등의 수많은 활동을 해오고 있다.
■기타
교회는 자본주의의 발달로 인해 생명경시풍조가 만연한 사회에서 생명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특히 낙태를 금하는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여왔다. 주교회의를 중심으로 한국 천주교 중앙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생명문화연구소 등을 통해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학술적,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이미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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