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대기오염 악화 뿐 아니라 동절기와 하절기에 난방과 냉방에 쓰이는 에너지의 절감효율을 높이기 위하여 실내를 밀폐하는데서 기인하는 실내공기 오염의 심화로 선진 구미 각국에서는 70년대를 전후하여 이미 몇몇 오염물질의 농도가 실외에서 보다 실내에서 높게 나타남을 입증하여 실내공기오염이 인체에 미치는 건강장해 및 공중보건학적 문제에 대하여 관심을 집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내공기오염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오염으로 인한 인체의 건강피해를 대기오염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되고 실내공기 오염도와 함께 총괄적으로 평가하여야 한다.

최근 미국을 비롯해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실내에서 발생되는 니코틴 등 오염물질 외에도 각종 돌연변이원성 물질과 발암성 물질을 생성하는 유력한 실내공기 오염원이 담배연기임을 밝혀 흡연에 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하버드대학교 보건대학원의 스펭글러 교수를 중심으로 한 일명 Harvard Six City Study(미국 내 6개 도시를 대상으로 10여년에 걸쳐 공기오염물질의 실내외농도 및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가 대표적인 연구라 할 수 있다. 영국과 네덜란드에서는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연소가스의 역학적 연구가 이뤄지고 있으며 북유럽인 스웨덴의 경우는 라돈의 영향 및 빌딩증후군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와 같은 외국의 활발한 연구에 비하여 국내에서는 필자를 포함한 소수의 연구자가 실내공기오염에 관하여 일부나마 연구를 진행시켜 왔으나 연구자 연구기관 정책당국자의 인식결여로 지극히 미비한 실정이다. 필자는 1983년 이후 국내에서 실내공기오염에 관한 연구를 계속적으로 수행해오고 있는데 실제의 조사결과에서는 외국의 조사결과보다 일부 오염물질에서는 오염 농도가 높아 그 심각성이 우려되고 있다. 필자는 1988년 11월에서 1989년 2월에 걸쳐 서울시내 일부가정을 대상으로 주요 오염물질의 실내의 농도를 측정하였다. 측정결과에서 보면 오염물질의 실내농도가 실외농도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고 그 원인으로서는 주방·난방연료의 연소과정, 또는 주택구조물의 형태에 따라 그 농도가 달라 질수 있는 것으로 시사되었다.

실내공기오염의 연구는 궁극적으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것으로 개인의 영향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각 오염물질의 개인 폭로량을 측정하고 개인의 신체검사, 생화학적검사, 건강조사 등을 통하여 알 수 있다. 따라서 1970년 후반부터 공기오염물질의 개인폭로량을 측정하기 위한 소형의 개인측정기구(personal sampler)가 개발되고 있어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또한 이 같은 개인측정기구의 사용과 인간의 행동양식을 측정하는 방법이 동시에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개인의 하루 24시간의 행동양식(시간별 실내외 장소를 구분)을 기입하는 일기(diary)형식의 질문제를 측정조사시에 병행하여 개인이 실내·실외에서 받는 공기오염물질의 농도를 보다 정확히 측정 하고자 하는 방법이다.

또한 최근 외국에서는 실내공기오염의 위험성 평가(risk assessment)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것은 유해성 확인, 양-반응평가, 폭로량평가, 위험성 특징화의 순서로 이뤄져야 한다. 장래 우리나라에서도 실내공기오염에 관한 연구를 체계적이고 정기적으로 수행할 경우 실내공기오염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하겠다.

쾌적한 실내환경은 건물구조, 건물구조의 설계, 건물의 지리적 위치, 건물관리의 기술, 거주자들의 활동 및 건물 내의 환경 등에 의하여 좌우된다. 실내공기오염의 예방 및 대책을 열거하면 첫째, 환기시설의 강화이다. 여기에는 자연적 환기와 같은 자연적 조절과 공기조화 설비 등을 이용하는 강제적 조절이 필요하며, 모든 실내에서 건물의 특성에 맞는 환기시설을 의무화하도록 하고 환기설비 시설의 정기적인 검사가 이뤄져야한다.

둘째, 실내공기오염 발생원의 제거 및 대체이다. 실내공기오염물질을 발생하는 근원(예로서 석면, 특수단열재, 생활용품)을 찾아냈을 경우 그 실내공기오염의 발생원을 제거하거나 다른 물질로 대체하여야 한다. 셋째, 실내공기오염방지를 전담할 행정기관의 설치이다. 우리나라에는 실내공기오염에 관한 연구 및 공공정책을 관장할 행정기관이 없어 독립적으로 행정적 처리 등을 수행할 업무기관이 필요하다. 넷째, 실내공기오염에 관한 환경교육 및 연구가 필요하다. 아직도 국내에는 실내공기오염에 관한 인식이 생소하므로 그 중요성을 학생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계몽하고 인식시킨다. 또한 학계, 연구기관, 산업체, 정부기관에서 실내공기오염의 연구에 관심을 갖고 크게는 국민건강향상의 차원에서 본격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다섯째, 공공정책의 필요성이다. 아직도 국내에는 실내공기 오염물질의 파악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상태로 일부실내공기 오염물질에서 양-반응관계의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장차 실내공기오염물질의 법적규제 및 기준치 설정을 위한 공공정책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이상에서 언급한 실내공기오염의 예방과 대책만으로 쾌적한 실내환경을 유지시킬 수는 없다. 따라서 개인의 노력뿐 아니라 정부의 해당기관 건물주 또는 건물관리인 건축가 건설업자 건축자재생산업자 등이 실내공기오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각자 관련된 채임을 다할 때에 쾌적한 실내공기가 유지된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