Ⅳ, 시노드 내용과 본인 발표와의 관련
이상과 같이 이번 시노드의 내용을 개괄하고 본인이 발표한 내용들과의 관련에서 몇가지를 고찰하여 보고자 한다.
위의 발표 전문에서 벌써 나타난 바와 같이 종합대학 안에서 평신도와 같이 신학생들이 교육을 받게되면 상호 이해와 상호협력이 증진되고 성직자와 평신도가 같이 하는 미래의 교회상 즉 그리스도의 근원적 사제직에서 유래되는 평신도들의 공통사제직과 사제의 직무사제직이 상호보완적 작용을 하여 미래교회상을 준비할 것이라는 점이 제시된 후 처음에는 별로 논의되지 않던 평신도와의 협력 관점에서의 신학생 교육문제가 의안 초안과 단일안에 비중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점에 대해 어떤 수도회총장 교부는 새로운 차원을 열어 주었으며 훌륭한 전체의 스케치를 하여 주었다고 극찬할 때 몹시 송구스러웠던 것이 기억난다. 또 이번 회의에는 영성교육에 너무 치중하다 보니 지적 교육에 좀 소홀한 감이 있었다. 교황께서도 이점을 보시고 신학적, 지적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신바 있다. 특히 보조 학문들 예컨대 교육학, 심리학, 사회정치학, 매스커뮤니케이션, 비교 종교학, 동양에서는 동양 철학 등등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는데 이점도 그대로 수용되었다.
이번 시노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사제의 신원 즉정체성 문제와 영성 양성문제였다. 사제직의 숭고함과 본질을 일깨워 주고 그 존재적 성격을 부각시키려 노력하는 점이 두드러졌다.
신학생들의 깊은 영성 양성은 매우 심각한 문제로 등장하였다. 제2차 바티깐공의회 이후 공동체성만을 강조하고 어찌보면 개인적인 면을 소홀히 한 저간의 교회 풍조는 많은 장점과 동시에 많은 헛점을 드러낸 것이 사실이다. 공동체성 혹은 일치성은 물론 하느님과의 일치, 주교들의 베드로좌와의 일치, 주교를 중심으로 하는 사제들의 교계와의 일치, 사제들간의 일치 그리고 신자들과의 일치가 그 핵을 이루는데 이점이 대단히 강조되었다. 그러나 나는 이밖에도 시급한 것이 개인의 기도, 개인의 극기와 희생정신 함양, 개인의 성화(聖化), 개인의 애덕 행위와 개인의 성사에 대한 신심 특히 성체에 대한 전 존재를 건 신심, 성모님께 대한 개별적 신심이 공동체 신심뿐만 아니라 사제양성에 매우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다른 교부들도 이점을 많이 제기하여 이번 단일의안에는 공통체 신심과 동시에 개인신심이 많이 강조되었음을 볼 수가 있었다.
또한 산지사방으로 정신이 흩어지고 산만하여 진 현대 젊은이들에게 신학생교육은 세속에서의 본적개심을 할 수 있는 수련의 계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영성의 해를 강력히 제창하였는데 여러 교부들의 호응을 얻었지만 또 많은 교부들은 이것을 좀 변형시켜 전 단계에서 준비시기를 제안하게 되었다.
이 시기에 영성 교육도 실화시키면서 지적 교육도 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것은 한국 교구의 예비 신학교와 비슷한 것이다. 영성의 해에 관해서는 말은 달라도 그 내용은 대체적으로 비슷한 것이었으며 지역교회의 실정에 맞도록 교구장 또는 주교회의가 결정하도록 융통성 있게 집약되었다. 또한 이번 시노드에 있어서 특히 주목할 점 하나는 신학교의 개념이다. 전통적 신학교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시대의 변화와 오늘날 세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신학생 양성을 감안하여「신학교는 양성의 집이다」로 바꾸어 종합대학신학과나 다른 학문센터에 가서 공부하는 신학생들의 거처 즉 양성소의 개념을 공식문헌에 도입한것이다. 최종안에서 신학교 혹은 양성의 집으로 약간 뉘앙스가 바뀌었다.
또 신학생 양성을 군인의 사관생 양성과 같이 생각하는 수도 있는데 그것은 규율적 수련이라는 면에서는 상통하는 면이 있으면서도 아주 다른 면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군인 사관생은 물리적 힘을 잘 사용케하여 용맹하게 국가와 민족을 보위하는 교육이다. 오늘의 신학생 교육은 하느님 백성의 지도자이며 때로는 사회의 지도자로 양성해야 하기 때문에 폭넓은 인간 이해와 문화 전반에 관한 소양과 판단력, 지도력, 세상문제 파악 등의 넓은 시야의 능력을 교육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을 민중과 떨어진 외딴 곳에서 격리시켜 교육하지 않고 군중 속에서 교육하신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물론 그들의 거처는 항상 주님과 같이 있었다.
그리고 사목적 양성 부분에 있어서는 책임있는 지도자 아래에서 사목 실습이 필요하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한국교회에서는 방학동안 즉 매년 4개월간 (약6년간에 걸쳐)의 방학동안 교리교사, 주일학교교육, 청소년지도 캠핑, 병자 방문, 미사 중 독서와 성체분배, 강론 등을 실천하고 있다는 점을 소개하여 많은 공감을 얻었다. 사목기간동안 본당에 있는 것이 좋다는 점도 삽입되었다. 우리 한국교회의 신학생 양성은 이 점에 있어서도 앞서 있음을 볼 수가 있었다. 다만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그리고 책임있는 분의 지도 하에 하라고 하는데 이점에 있어 우리는 미흡하다고 생각하였다.
또 한가지는 사제의 평생 교육 문제였는데 이것은 사제 양성의 본질적인 문제로 제기 되었으며 강조된 점이다. 먼저 신학생 양성을 철저히 하기 위해서는 아주 적합하고 가장 모범적인 사제, 자기를 완전히 신학생 양성에 바치는 사제들만을 신학교에 배치할 것이란 점이 강조되면서 신학생 양성자들의 양성이 시급한 문제로 제기되었고 사제들은 예외없이 재교육 혹은 평생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로마 같은 곳에 중앙양성소를 생각할 수도 있고 각국의 지역 양성소 등을 설립하여야 한다는 의견들이었다. 체계적이며 심화된 사제 평생 교육면은 우리 한국 교회에 있어 전무하다고 할 수 있다.
2백50명의 교부들이 10월 1일부터 약2주간 각각 8분씩의 발언을 하고 그것을 종합하여 종합의안 초안을 만들었고 또 그것을 언어별로 13개 분과를 만들어 조목조목 몇일동안 토의하고 그 토의 된 것을 분과위원별로 전체회의에서 다시 발표하고 동일한 것과 차이가 나는 것들을 수렴하여 다시 분과별로 토의하되 새로운 내용을 첨가하지 말고 그 양태를 조절케하는 분과모임을 갖게 하였다. 이렇게 조정된 것을 갖고 단일안을 만들어 시노드 교부들의 찬반 기명투표틀 조목조목 실시하여 교황님께 올린것이다. 그 투표결과는 압도적 다수 가결되었으며 교황님은 폐회 말씀을 통해 물론 그것은 자문의 성격이지만 지침적으로 받아들여 후일 어떤문헌을 내실 것을 말씀하셨다. 이런 의안 형성 과정은 1982년부터 1984년까지 한국교회 2백주년기념 사목회의 의안 형성 과정을 방불케하였다.
또 한가지 놀라왔던 것은 그렇게 많은 시노드 교부들과 전문위원들의 의견들 즉 그전날 저녁 7시까지 다양스럽게 토의된것을 그 이튿날 아침9시 회의때는 라틴어책자로 발간하여 배부한 점이다. 특히 분과토의는 라틴어, 영어, 불어, 독어, 서반아어, 이태리어, 슬라브어 등으로 의견들이 난무하였으며 그 전날 저녁 7시까지 수일간 수없이 많은 의견들이 개진되었는데 그것이 하루 밤 사이에 다 종합되어 라틴어로 단일 의안 초안들이 작성되고 인쇄되어 그 이튿날 아침 회의에 배포되는 데는 역시 바티깐의 저력을 다시 한번 실감케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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