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회 수사신부였던 저자는 오직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 싶어하였다. 그 일 이외에는 하고 싶은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심한 알콜중독자였다. 술 앞에 전혀 무력하고 죽음으로 끌려갈 수밖에 없는, 그 누구도 구제할 수 없는 알콜중독자였다. 인색하고 냉혹하고, 교활하고, 돈 좋아하는 사람들을 참을 수 없어서, 지식과 이성이란 말은 빼지 않고 붙이면서, 사랑이란 말은 한마디도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을 참을 수 없어서, 드디어 자살을 기도한다. 그가 약을 먹고 죽으려던 찰나에 하느님은 한 동료수사를 보내시어 그를 구출해 내신다. 그는 자살을 기도하던 그 순간까지도, 하느님께 대한 신뢰와 믿음이 너무나 투철하여, 자칫 자살마저도 경우에 따라선 죄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알콜중독에 빠지는 명백한 원인들을 분석해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유년시절부터의 불안정한 풍토가 문제되고 있다. 어린 시절의 자기 집이나 주위환경에 없었던 것들이면 다 괴이하고 위협적으로 느꼈던 그는 무척 민감하고 여리고 순수한 심정의 소유자였던 듯하다. 초등학교 때, 시골아이들을 좋아하지 않던 선생님, 그에게 무관심하고 몰지각하고 몰이해한 선생님이 던져주는 상처. 그 외 어른들의 나쁜 마음, 부정직 등이 상처와 충격을 준다.
하느님에 대한 사랑, 인간에 대한 사랑,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 이 세 가지 사랑은 똑같이 강조되어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서 인간을, 타인을 사랑하는 것은 하나의 질병이다. 이 질병은 인간을 술로 이끌어간다. 수도원장의 몰이해, 정신적인 권위로써 그에게 공포심을 일으켰던 것도 큰 원인의 하나로 보인다.
하느님은 어쩔 수 없이 알콜중독에 빠지는 영혼들을 구제하시기 위해 A·A그룹(익명의 알콜중독자)이란 치유의 공동체를 만들도록 유도하셨다. 그 공동체는 다같이 알콜중독자라는 동유의식을 통해서 혼자가 아니라는 고독감에서의 해방, 수치심에서 해방, 고통의 둑에서 해방되는 경험을 갖게 한다. 서로 이해하고 관심 갖고 사랑함으로써 이 고통의 늪에서 헤엄쳐 나오게 된다.
하느님은 한쪽 창문을 닫으실 때 다른 쪽 창문을 열어놓으신다는 말씀대로, 과연 구원은 진실로 바라는 자에게 다가오는 것인가?
출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