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 결론
이번 시노드를 통해 본인은 2천년의 전통과 범세계성 그리고 베드로의 후계자를 중심으로 한 신앙안에서의 단일성의 가톨릭교회의 위력과 저력을 실감하였다. 또 시노드 사무처의 능력도 대단한 것이었다.
그러나 개진되고 수합된 신학생 양성의 내용을 하나하나 면밀히 검토해 보면 한국 대신학교들은 벌써 실천하고 있는 것들이 태반이었다. 내가 봉직하고 있는 서울 대신학교의 경우를 감안한다면 이번 시노드가 다룬 현대 상황에 적응이라든지 영적 양성, 지적양성, 사목적 양성, 교구사제와 수도 사제의 관계할 것이 없이 우리가 벌서 실천하고 있는 것을 지금 논의하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영적 양성 부분에서 우리는 영성부를 설치하여 전문적 지식을 가진 영성신부님들과 교수신부님(15명의 신부)들이 수준 높은 영성지도와 영성을 맡고 있는 것이다. 신학생들의 생활 면에서도 이번 시노드가 요청하는 것을 우리는 벌써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영성의 해를 설정하지 못한 점이 남아 있다.
지적 교육에 있어서도 나는 신학교의 학장을 맡기전후하여 세계의 유명 대신학교들을 여러곳 두루 살펴 보았으나 우리 대신학교의 교수진과 학과목은 어느곳보다도 낫다고 자부하게된 것이다. 물론 특수분야에서 뒤떨어진 부분이 몇개 있는 것은 사실이다. 더욱이 분과토의에서 우리신학교에서는 설교학을 학적 지식뿐만 아니라 본당 사목 경험이 풍부하고 사회학적 배경과 매스 매디아계의 풍부한 경험을 가진 신부님 한분과 KBSTV 간부 2명이 같이 지도한다고 했더니 참석자들이 놀라는 것이었으며, 더나아가 사목상담을 이론과 실천을 겸하여 청소년문제, 가정문제, 노인문제, 알콜중독자, 마약 상습자, 호스피스 병동, 정신 분열자, 일반 본당 사목등의 상담을 실시할 것이라고 했더니 자못 놀라는 것이었다. 또 본당 사목 실습도 우리처럼 장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실시하는 곳은 별로 없었다. 다만 아쉬운점은 체계적으로 철저한 지도하에 이루어지지 못하는 점이다.
그러나 양적 팽창에 비해 질적으로 그 농도나 심도에 있어서는 아직 미치지 못하는 점이 한두가지가 아닌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소련과 동구제국에서 온 교부들은 거의 이구동성으로 공산주의에서 해방된 후 나타나는 인간 공동 현상을 호소하였다. 그리고 속수무책임을 강조하였다. 유물사관에 의해 40여년 동안 교육되고 그것을 지탱하던 사회가 무너진 후에 나타나는 상상 못했던 인간 공동(空洞)상황에 당황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거기서 오신 주교님들은 사회가어쩔수 없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무신론과 유물사관이 국민 사상의 근저를 이루고 있으며 정체(政體)나 사회 구조도 그대로이기 때문에 앞날이 몹시 걱정스럽다고 했다. 이런데 대한 대비가 우리에게도 아쉽다고 느꼈다. 내년부터 서울 대신학교가 실시하려는 맑스주의Ⅱ(북한학)가 이런데 좋은 준비가 되었으면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끝으로 한가지 주목을 끈 것은 전세계의 성소의 감소와 증가 현상이다. 시노드 폐막직전에 교황청의 가톨릭 교육성성이 발표한 바에 의하면 동구에서는 지금 성소가 폭발적이고, 구라파는 최악의 상태라 할 만큼 저조하고, 아시아와 아프리카는 강세를 보이고, 미국 등은 조금나아진 형편이고, 남미도 성소가 조금 증가한 편이라는 보고가 있었다. 그러나 신자들의 사목요청에서 전반적으로 볼 때 성직자가 절대 부족한 상태임을 부인할수 없다. 성직자가 매우 부족한 곳에서는 종신 부제직이 많이 발전하고 있다고 한다. 예컨대 구라파에서는 지난 수년간 종신 부제직이 3배나 늘었다고 한다. 아마도 구라파는 후에 동구에서 성직자들이 많이 유일될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번 시노드 교부들이 이구동성으로 강조한 한것 중의 하나가 성소증가를 위해 전 세계교회가 기도를 바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성소증가 운동을 활발히 전개해 가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신학생 양성을 담당할 사제들은 가장 모범적이며 전적으로 양성에만 헌신하는 사제들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시노드는 사제 평생 교육을 강력히 요구하였다. 이 재교육은 가히 사제학교라고 할만한 기구에서의 교육을 말하는 것이다. 사제 평생교육은 보충적 의미를 넘어 본질적이라는 표현까지 사용되었다. 교부들의 발언은 적어도 우리로보면 관구적 차원에서 해야 할 것이었다. 더 좋으려면 전국적 사제 재교육기관이 요구되는 것이다. 강사진과 비용에 있어서 그렇고 큰 학교의 기구로서도 그렇고 강사진 특히 외국 강사진이 필요하기 때문에도 그렇다. 이렇게 하여 교회가 오늘날 요구하는 현대상황에 맞는 사제들의 지적·영성적·사목적 재교육을 폭넓게 그리고 심도있게 해야 하는 것이다. 신학교의 양성자(교수 지도신부)들의 교육에서부터 사제 전체의 재교육을 장기간에 걸쳐 하는 것이다. 예컨대 사제 안식년에 3개월이나 6개월내지 1년코스를 작성하여 사계의 전문가(사제와 평신도)들로 구성된 좋은 교육제도를 마련해 실천하는 것이다. 그것도 한번에 그치는것이 아니라 계속하는 것이다. 사제는 계속 교육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부들의 의견들은 대신학교를 더 강화하거나 교회 학문적으로 특히 신학적으로 깊이 뿌리내린 가톨릭종합대학이나 그와 비슷한 정도의 다른곳에서 사제 재교육을 실시하는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지금 외국에서 많이 실시하고있는 선례들을 보아도 그렇다. 나는 가끔 외국의 유명한 대신학교나 가톨릭대학교, 학술연구기관들로부터 그런 프로그램을 받는다. 그리고 그 실천 방법을 여러 교구가 합쳐서 할것인지, 전국적 규모로 할것인지를 주교회의에서 결정하는 것이 좋을것이라는 의견들이었다. 전체회의에서 혹은 분과회의에서 혹은 로비에서 개인 대화중에 교부들로부터 나온 말들이다. 우리 한국에서도 이점을-워낙 이런 면의 인재들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사계의 중진들을 총망라하여 신중한 연구와 검토를 거쳐실천함이 좋을듯 싶다.
이제 시노드 교부들의 절대다수에 의한 견해가 종합되고 또 그것에 기초하여 교황님의 문헌이 발표되면 거기에 충실하게 신학생을 교육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 실정에 맞게 그리고 미래지향적인 신학생 교육이 요청된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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