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1월 27일은 주교회의가 제정한 ‘사회복지주일’이다.
이로서 1985년 추계주교회의가 합의한 ‘5년 후 구라주일 폐지’ 방안과 90년 춘계회의의 ‘사회복지주일’ 제정 결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셈이다.
이와 함께 23년에 걸쳐 구라사업에 집중 투여된 구라주일 2차헌금은 이제 각 교구별 사회복지사업에 사용된다.
이에 본보는 제1회 사회복지주일 제정이 갖는 의미와 각 교구 사회복지전담기구의 동향 그리고 한국가톨릭 나사업연합회를 비롯한 전국 단위 사회복지협의회들의 대책을 살펴보고자 한다.
1984년 추계주교회의 이후 줄곧 회의의 주요안건으로 채택돼 그 타당성 여부가 집중 논의된 구라주일폐지안과 전반적인 사회복지 활성화 방안이 90년 춘계주교회의의 ‘사회복지주일’ 제정 결의로 일단락됐다.
이로써 23년간 지속된 구라주일은 완전 폐지되고 그 대신 더 적극적인 의미를 가진 사회복지주일이 제정돼 교회는 형평의 원칙에 따라 기존의 구라사업은 물론 결핵·노인·무의탁복지 등 사회복지 전반에 걸쳐 관심을 갖고 재정적 지원을 하게 된다.
이렇게 사회복지주일로의 전환은 일면 상당기간 지속된 구라주일을 폐지하는 결과를 낳았다면 아쉬움을 남기고 있지만 공동선을 무시한 기형적 사회발전과 이기주의에서 빚어진 다양한 소외계층에 교회가 폭넓은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금년부터 각 교구는 종래의 구라주일이던 매년 1월 마지막주일에 2차헌금을 실시, 각 교구 내 사회복지시설이나 단체·기관 등에 적절히 자금을 지원함으로써 교구중심적 사회복지 운영을 시도케 된다.
이 같은 교구중심적 사회복지 운영 방침은 2차헌금의 전국적인 분배의 어려움과 실질적인 사용 효과를 거두기 위해 취해진 것이다.
그러나 원활하고 효과적인 사회복지기구의 운영과 편중되지 않은 인적·물적지원을 위해서는 좀더 치밀한 검토와 보완책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첫째, 사회복지는 상당히 광범위한 영역으로서 전문적이고도 조직적인 연구와 이에 준한 적절한 배려가 있어야 함에도 불구, 현재교구 내 사회복지전담기구가 설치된 곳은 단지 6개 교구뿐 그 외 8개교구(군종교구제외)는 전문기구가 없는 실정이다.
사회복지전담기구의 역할은 교구 내 복지시설·기관·단체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와 이에 따른 적절한 원조, 그리고 올바른 복지정책을 모색하고 이를 뒷받침할 전문인력을 지속적으로 양성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전문기구가 없을 경우 사회복지가 형평의 원칙을 벗어난 임기응변식 자금지원 차원으로 축소되기 쉬우며, 한국교회 전체적 차원의 복지가 요청될 때 각 교구 전문 관계실무자의 모임과 실질적 대안을 세우기 어려울 수 있다.
둘째, 금년부터 각 교구별로 2차헌금이 수합·사용될 때, 각 교구간의 유기적인 협조와 지원이 따라주지 않으면 복지혜택에 있어 지역적 불균형이 초래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사회복지주일의 제정이 단순히 낙후된 복지시설에 재정적 지원을 늘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전체 깔린 불균형을 해소키 위한 의식의 대전환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각 교구간의 불균형 해소도 병행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각 교구의 사회복지전담기구와 초교구적인 성격을 가진 사회복지 전국기구들과의 관계정립이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각 교구는 주교회의 의결에 따라 전반적인 사회복지사업을 교구차원에서 관할·운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반해, 지금까지 전국차원에서 복지부문별로 사업을 펼쳐온 전국기구들은 교구차원의 사회복지기구와 뚜렷한 자리매김이나 협조체제를 마련하지 못한 채 위상정립에 부심하고있다.
현재 한국가톨릭사회복지협의회(회장 최기식 신부)는 조직상 각 교구 사회복지기구와 결핵·나사업·무의탁 등 6개의 부문별 전국협의체가 모여 이루어진 것으로 하고 있으나 사실상 주교회의 인준을 받지 못해 공식적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다.
또한 부문별 사회복지협의 중에서도 결핵·나사업·아동복지협의회는 주교회의의 무의탁·빈민의료·장애인복지협의회들은 아직 인준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사회복지주일의 제정과 함께 일차적으로 교회 내 사회복지 기구들의 원활한 교류와 관계정립이 우선돼야 혼선이 없는 사회복지행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금까지 구라주일헌금으로 살림을 꾸려온 한국가톨릭 나사업연합회는 금년부터 평소 운영금의 60%가 삭감된 액수로 ‘흘로서기’ 해야 하는 어려운 실정이다.
금년부터 교회 내 공식적 홍보가 차단된 나사업연합회는 긴축재정을 위해 기구와 사업 그리고 나환자 정착촌 지원금을 50%이상 축소해 나가고 있으며 무엇보다 30년간 선진국으로 부터 원조만 받고 제대로 도움을 줄 수 없는 현실을 아쉬워하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사회복지주일의 제정이 기구의 개편이나 운영권의 이양문제에 주안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나눔실천’에 핵심이 있음을 고려할 때 무엇보다 협조정신이 우선적으로 요청되고 있다.
결국 사회복지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각 교구 내 사회복지전담기와 사회복지전문요원 양성기관신설▲인적·물적 협조를 통한 교구 간 복지혜택의 불균형해소 ▲교구별 사회복지기구와 전국기구와의 조속한 관계정립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아울러 실천적인 측면에서는 ▲각 본당별 복지전담분과를 통한 지역사회 복지구현 ▲ 지속적인 홍보를 통한 지역사회 복지구현 ▲지속적인 홍보를 통한 신자들의 의식전환과 관심 촉구가 이루어져야 할 활동에 제약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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