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상담자는 개인 상담에 있어서와 마찬가지로 집단 상담에 있어서도 내담자들의 말을 조심스럽게, 판단이나 비판을 하지 않으면서 그들의 입장에서 공감하는 자세로 듣고 그들을 돌보아 주려고 노력한다(사제적 자세).
그리고 그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또한 능동적으로 관심을 갖는 동시에 그들이 아플 때,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그들을 돌보아 주려고 노력한다(사목적 자세).
또한 사목상담자는 사람들을 비인간화하고 그들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사회 질서에 항거하고 내담자들의 자발적 또는 타별적 태도와 맞서야 할 때도 있다(예언적 자세).
집단 상담을 할 때 사목상담자는 자기가 내담자들과 본질적으로 동등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자기는 잘못을 저지를 수 없다고 생각해서는 절대 안 된다.
▨집단의 경험
집단의 경험에 관하여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내가 초등학교 때 교회의 여러 단체에서 경험한 것들이다. 어려서 나는 별로 건강하지도 못했고 수줍어했으며 어느 단체에서든지 지도자 노릇을 해본 적이 없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미사 때 시중을 드는 복사 노릇을 했기 때문에 모든 모임에 빠짐없이 나갔고, 또한 이러한 집단의 체험들이 아직도 나에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여러 집단에 참석함으로써 나의 신앙생활이 굳어졌고 나중에 사제가 될 마음이 생긴 것 같다.
내가 처음으로 집단 상담 치료의 훈련을 받은 것은 최근에 미국에서 공부할 때 상담 실습을 한 정신병원에서였다. 특히 젊은 사람들로 구성된 집단에서 상담 치료의 실습 지도를 받으면서 내가 느낀 것은, 개인 상담 때에는 거부반응을 일으켰던 이들도 치료 집단에 들어와서는 같은 또래끼리 잘 어울린다는 것이었다. 자기들 끼리 서로 대화를 잘하고, 지지도하고, 대결도 하면서 즐거워하는 것 같았다. 개인 치료보다 집단 치료가 훨씬 더 좋다는 것을 나는 깨달았다.
집단 상담을 배우는 데는 한 집단을 지도하는 방법도 있고, 한 집단에 참관자로 참석하는 방법도 있고 책이나 토론을 통해서 배우는 방법도 있다.
집단상담에는 두 가지 양식이 있다. 하나는 상담자가 한 집단의 구성원 하나하나를 다른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따로 치료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집단의 구성원 전부가 한꺼번에 상담치료를 받는 것이다. 나는 후자가 더 효과적이고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집단구성원들의 경험
대개의 경우 전문가가 쓴 책을 전문가가 읽게 된다. 상담자가 쓴 책을 상담자가 읽는다. 그러나 상담치료를 받는 사람들의 의견도 중요하다. 집단 상담의 내담자들의 그 집단치료에 대하여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다.
몇 해 전에 내가 미국의 한 정신병원에서 실습할 때 내가 보좌상담자 자격으로 봉사했던 한 지단에는 11명의 구성원이 있었다. 30대와 40대 남녀들의 모임이었다. 약 3년 동안 매주 한번씩 90분 동안 만났기 때문에 그들은 매우 친한 사이였다.
한번은 그들이 그 집단에 대해 소견을 쓰라는 요구를 받은 적이 있었다. 40세가량의 어느 흑인 남자는 이렇게 썼다. “나는 90분의 이 모임이 매주 기다려진다. 우리는 서로 친해져서 내가 울고 싶으면 울고 나의 모든 감정을 털어놓을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라고.
스페인계의 한 중년여자는 남편과 가족에게서 느껴보지 못한 친밀감을 그 모임에서 느꼈다고 썼다. 그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것은 집단 상담치료가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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