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왼발’은 화가로서 그리고 소설가이자 신인으로서 아일랜드와 유럽 전역에 명성을 떨쳤던 선천성 뇌성마비 장애인 크리스티 브라운의 자전적 소설 「나의 왼발」(1955)을 영화화한 것이다.
심한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한 장애인의 인간승리를 그린 이 영화는 흔히 비슷한 류의 영화에서 느끼기 마련인 값싼 동정을 굳이 유발시키지 않으면서도 보는 이들로 하여금 따스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보기 드문 작품이다.
1932년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의 한 가난한 벽돌공의 아들인 크리스티 브라운은 불행히도 전신을 거의 쓸 수 없는 뇌성마비 장애를 안고 세상에 태어났다. 어려운 살림을 근근이 꾸려가는 가족들에게는 9번째로 맞은, 식물인간과 다름없는 불구자 크리스티를 제대로 돌봐줄만한 여유를 찾지 못한다.
언어장애에다 저능아로 취급받으며 방 한 쪽 구석에 가만히 누워 지내던 크리스티가 9살 되던 해, 가족들에게 한 가지 놀라운 기적이 다가왔다. 크리스티가 전신 중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왼발로 분필조각을 잡고 ‘MOTHER’(어머니)라는 단어를 마룻바닥에 써냈던 것이다. 잠재된 그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외부에 표현한 것이다.
사춘기를 겪으며 청년으로 성장한 크리스티 브라운 ‘아일린 코울’이라는 뇌성마비 전문여의사를 만나면서 자신 안에 내재된 엄청난 잠재력을 본격적으로 키워나가게 된다. 자신의 의사를 말로 표현할 수 있게 됐고, 셰익스피어도 알게 됐다.
의사의 도움으로 미술전람회까지 갖게 된 크리스티는 그녀를 열렬히 사랑하게 되지만 그녀가 다른 남자와 결혼한다는 것을 알고 불구자라는 자신의 운명에 좌절을 느끼며 결국 자살을 기도한다.
“네가 포기해도 나는 포기 안 해!” 지속적으로 이끌어온 어머니의 헌신적인 노력은 크리스티가 가슴속으로부터 타오르는 분노를 다스려 나가는데 항상 결정적인 동기를 마련해줬다.
그 후 크리스티 브라운은 왼발로 자신의 이야기 ‘나의 왼발’을 쓰기로 결심했다.
전신 불구로 태어났지만 유일하게 살아있는 왼발을 사용해 그림을 그리고 축구를 하고 사랑을 갈구하고 글을 쓰고 시를 창작하는 한 영혼의 놀라운 의지를 담은 이 이야기는 신체적 장애가 장애를 입은 당사자의 개인적인 문제로만 국한될 수 없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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