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2018년 12월 25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서 성탄 메시지를 발표하고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순례자들에게 축복을 내리고 있다. CNS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탄을 맞아 전 세계 신자들에게 국가와 문화, 이념, 종교의 다양성을 인정할 수 있는 형제애를 발휘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교황은 한반도가 형제애로써 평화를 위한 합의에 이를 수 있기를 기원했다.
교황은 12월 25일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5만여 명의 신자들을 향해 성탄 메시지 ‘우르비 엣 오르비’(Urbi et Orbi, 로마와 온 세계에)를 발표했다. 교황의 이번 성탄 메시지 핵심은 ‘형제애’다. 교황은 “성탄이 전하는 보편적 메시지는 하느님께서는 선한 아버지이시며 우리는 모두 한 형제자매라는 것”이라면서 “이 형제애라는 진리는 온 인류를 향한 그리스도교 비전의 토대”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각별히 모든 사람들에게 국가와 문화, 이념, 종교를 넘어서는 형제애를 요청했다. 교황은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주신 형제애 없이는 정의로운 세상을 위한 우리의 노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며, 최고의 계획과 사업들은 모두 영혼 없는 껍데기에 불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황은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전쟁의 중단을 염원했다. 먼저 교황은 그리스도께서 태어난 곳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분쟁과 관련해 “형제애라는 그리스도의 메시지를 통해 대화를 재개하고 평화를 위한 여정을 시작해 70여 년 동안 이어진 분쟁이 마침표를 찍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황은 많은 사람들이 죽고 피난길에 나선 시리아 내전 종식을 위해 기도했다. 교황은 “시리아인들이 형제애를 재발견하길 바라며 국제사회가 이해관계를 떠나 정치적 해결책을 내어놓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교황은 예멘 내전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 경제난에 허덕이는 베네수엘라, 연금 개혁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니카라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교황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메시지를 전하며 “성탄을 통해 한반도를 하나로 묶는 형제애가 강화돼 다시 시작된 화해의 길을 이어가고 공통된 해결책에 다다를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마지막으로 교황은 이러한 분쟁 해결의 염원과 함께 “아기 예수가 이 땅 위의 모든 아이들과 모든 연약한 이들, 자기를 보호하지 못하는 이들, 소외받는 이들을 보호해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