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28일 니카라과 마나과 시민들이 정부의 폭력적인 진압으로 시위 도중 희생된 이들을 기리는 집회를 열고 있다. CNS 자료사진
【니카라과 마나과 CNS】 니카라과 마나과대교구 총대리 호세 실비오 바에스 주교가 정부에 대화에 나서고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해 줄 것을 요청했다. 니카라과 정부는 시위대를 폭력으로 진압하고 비판적인 언론을 폐쇄시키는 등 사제를 포함해 정부 방침에 반대하는 국민들을 탄압하고 있다.
바에스 주교는 2018년 12월 25일 성탄 메시지에서 “대화는 유행이나 단순한 정치 전략이 아니다”라면서 “파괴와 탄압을 멈추고 대화를 통해 이해의 길을 넓히면, 우리는 대화 자체이자 모든 것을 존재하게 해 준 복음의 신비를 더 깊이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에스 주교는 “우리가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힘과 돈이라는 우상이 지배하는 세상이 될 것”이라면서 “이는 사람이 되신 주님의 신비를 무시하고 주님의 거룩한 이름에 먹칠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니카라과교회 지도자들은 지난 4월 정부의 사회보장체제 개혁을 두고 국민과 정부 사이의 대립이 격해지자 대화에 나서달라고 요청해 왔다. 하지만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은 조기 대선을 제시한 교회의 중재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경찰력과 준군사조직을 동원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를 폭력으로 진압했다.
경찰과 불법 무장단체의 폭력 대응으로 촉발된 니카라과 폭력사태로 현재까지 최소 322명이 죽었다. 오르테가 정부는 지킬 수 없는 집회 조건을 내걸어 국민들의 시위를 폭력으로 진압하고 있으며,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언론을 탄압하고 있다. 특히 성탄을 앞두고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사와 인권단체를 강력하게 탄압해 갈등이 더 깊어졌다.
오르테가 정부는 12월 19일 미주인권위원회의 독립전문가그룹을 추방했다. 또 성탄을 앞두고 케이블TV 방송국을 압수수색하고 12월 초에는 언론사 콘피덴셜의 집기를 압수했다.
시위대를 지지하고 있는 교회에 대한 공격도 이어지고 있다. 바에스 주교에 대한 살해 위협도 있었다. 12월 26일에는 친정부 단체가 카트리나 시의 한 성당에 난입해 미사를 방해하기도 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탄 메시지를 통해 니카라과의 평화를 기원했다. 교황은 “사랑하는 니카라과 국민들이 자신들을 다시 한 번 한 형제자매로 여겨, 분열과 불화를 이겨내고 화해를 위해 노력해 이 나라의 미래를 함께 건설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