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가 나면 오히려 먹을 물이 귀하듯 지금 우리는 음식물의 홍수 속에 있으면서도 먹을 음식이 귀하다.
밥과 채소는 살충제, 살균제, 제초제가 섞여있고, 반찬엔 방부제, 감미료, 화학조미료, 착색제, 발색제, 표백제 등이, 가공식품엔 더욱 다양하고 많은 화학첨가물이, 과일엔 성장 호르몬제, 발암성인 낙과방지제, 고독성 살충, 살균제, 제초제 등이 해산물엔 중금속이….
그래서 그런지 선천성 기형의 각종 유전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염색체이상 태아가 늘어나고(서울대 의대 인구의학연구소 조사 조사자의 10%) 어린이 암환자가 년1천여 명, 성인 암환자는 5만여 명 이상이나 발생하고 있다. 이미 75~77년 3년 사이 미국 상원 영양문제에 대한 특별소위원회가 채택한 보고서에 의하면 왜 의학의 발전하고 먹을 것이 다양하고 많은 미국에서 인구의 절반이 건강하지 못한가라는 의문을 제기하며, 이를 알기 위해 여러 가지 문헌과 자료를 총정리해서 얻은 결론은 앞의 90%는 잘못된 식사와 몸에 들어오는 화학물질 탓이라고 보고한 바 있다.
40대 암환자가 급증하는 우리의 경우도 이런 현상을 뒤쫓아 가고 있으며 인스턴트식품의 범람과 무관하지 않는 어린이나 청소년들의 정서불안은 병아리를 육교위에서 떨어뜨려 죽는 것을 즐기거나 공중 전화통화를 짧게 할 것을 요구하는 사람을 죽이는 현상까지 나타나게 하고 있다.
“밥을 왜 먹는가?” 참으로 어리석은 질문이라고 여기며 모두들 해답을 잘 알고 실천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실제로 올바른 대답처럼 밥을 제대로 먹는 사람은 거의 없다. 밥을 먹는 것은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생명을 건강하게 보전하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먹는 목적에 맞는 먹거리를 먹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그래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고 생명이 건강하고 나서야 어떠한 일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현실은 먹는 목적에 맞는 먹거리(음식)인가를 생각하며 먹는 사람이 드물고 보통노력으로는 그러한 먹거리를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있다. 이것은 우리들의 생명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죽음의 길로 들어서 있음을 뜻한다.
이러한 먹거리의 위기 현상을 유형별로 나누어 보면 첫째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생산기반의 오염과 파괴로 인한 먹거리의 오염, 둘째는 오염된 외국농산물에 의한 식탁의 오염과 식생활의 왜곡, 세 번째는 이와 같이 불량한 먹거리를 원료로 한 가공먹거리에 첨가된 화학첨가물에 의한 생명위기 현상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자연으로부터 직접 생산되는, 즉 우리의 논과 밭에서 생산되는 먹거리의 실태부터 보자.
건강한 먹거리의 생산은 어떤 생명체라도 살 수 있는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 온갖 미생물과 벌레가 살아 있는 토양, 농업에 긍지를 갖고 사는 건강한 농민 등 온 우주만물의 협동활동에 의해 이루어 질수 있다. 그런데 우리의 하늘엔 온갖 독가스와 방사능이 떠다니고 빗물은 독한 산성비요, 논과 밭을 적시는 물은 중금속과 합성세제 등 생명이 살 수 없는 물질로 가득한 죽음의 물인데다. 토양은 4백여 가지가 넘는 농약, 제초제, 화학비료, 비닐쓰레기 등으로 거의 절명상태에 놓여있다.
이런 땅에 뿌리를 내려 물을 빨아들이고 호흡을 하면서 열매를 맺는 먹거리의 내용이란 어떤 것이겠는가? 이미 72년 농촌진흥청에서 전국 30개 시군 2천6백 농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쌀 수은 잔류량이 모두 일본 국내 허용기준치를 초과하고 있었고, 84녀 계명대 연구팀의 조사에 의하면 달성군에서 생산된 쌍ㄹ에서 카드뮴이 세계 보건기구 허용기준치의 18배나 검출되었다. 85년 국립보건원 조사결과는 사과, 포도, 딸기의 농약표면 잔류량이 기준치의 3백를 초과하고 있었다.
축산물의 경우도 심각하다고 봐야한다. 대부분의 사료가 외국에서 수입되고 있어 운송과정에서의 변질을 막기 위한 수십 종의 화공약품 살포와 변질사료에 발생하는 곰팡이의 분비독극물인 발암서의 아플라톡신이 함유되어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좁은 공간에서의 집단사율을 하는 과정에서 사료효율을 높이기 위한 약품, 성장촉진을 위한 각종 호르몬제, 병의 예방과 치료를 위한 항생물질, 신경안정제 등이 얼마나 투여되는지 알 수가 없다. 이들 물질이 남아 있는 고기나 우유를 먹게 되면 병원균으로부터의 저항성 약화나 사료로 부터 오염된 중금속, 화학물질 등의 축적, 호르몬제의 작용에 의한 인체의 호르몬 균형의 파괴 등 복합오염에 의한 다양한 발병이 우려되고 있다.
농약, 생활하수, 공장폐수 등이 바닷물을 오염시킴에 따른 해산물의 오염도 심각하다. 이미 84년 깨끗하다는 동해바다 주문진에서 생산하는 오징어, 복어 등 어류 23종에서 수은함량이 구제기준치를 2배나 초과하고 있었다. 여기에다 앞으로 해안을 따라 수십 곳에 건설될 원자력 발전소와 관련한 방사능오염에 의한 해산물의 오염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 인체에 나타날지.
이처럼 이 땅의 자연으로부터 직접 생산되는 먹거리는 대기오염, 수질오염, 토양오염 등으로 그 생산터전이 파괴됨으로 말미암아 먹거리가 아닌 독약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래도 수입농산물과 외국에서 수출용으로 가공된 먹거리에 비교하면 국내생산먹거리는 먹는 목적에 가까운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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