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상담은 조교와 행동과학, 두 가지 학문에 기초를 두고 있다. 이 두 가지 분야를 융합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정신적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사목자가 돕고 전인(全人)회복을 추구하려면 꼭 이루어야할 과제이다.
요즘 사목상담에 대하여 성직자·수도자 및 평신도들의 관심이 대단히 크다는 것을 나는 느낀다.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은 사목상담을 연구하면서 우리가 대하는 사람 하나하나를 한 인간으로서 소중히 돌보는 것이다.
프로이드·융·로저스 같은 학자들의 이론이 사목상담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들은 사목상담이 임상 학문으로서 발전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준다. 미국에서는 모든 정신병원들이 사목상담 학생들에게 실습 교육의 기회를 주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가톨릭 정신병원들마저 이 기회를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사목상담연구원에서는 성직자, 수도자, 또는 평신도들을 위하여 단기간의 사목상담 실습을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스트레스와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귀를 기울이는 사목자들이 하나라도 더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사목상담자 교육은 교실에서 이론을 배우는 것과 실지로 정신병원이나 교회 등 사목의 현장에서 실습 교육을 받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이 두 가지 교육이 다 필요하다. 사목상담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상처 받은 사람들을 치유한다는 자부심과 긍지를 가져야한다.
사목상당의 재정적인 기반을 구축한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다. 교회당국은 사목상담에, 특히 사목상담자교육에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사목상담은 현대 사목의 가장 중요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사목상담 치료를 받는 이들이 일정한 요금을 내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요금을 내지 않으면 내담자들이 약속을 어기거나 시간을 지키지 않는 폐단이 생긴다. 많은 이들이 사제가 상담을 해주고 요금을 받는 것이 합당하지 않다는 의견을 표시했기 때문에 나는 상당료를 받지 않고 있다. 물론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무료로 상담을 해주어야 하겠지만 그러나 여유가 있는 사람들에게서는 장차 상담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나의 의견이다. 요금을 능력껏 내게 하는 방법도 좋다. 내담자들에게서 요금을 받으면서 교회 당국의 재정적 지원을 받는 것은 비합리적인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사목상담자 교육을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교회 당국의 도움이 필요하다.
종교기관 또는 보건기관들과의 제휴를 형성하는 일은 사목상담자 교육을 위해 대단히 중요하다. 사목상담자들은 보건사업에 종사하는 다른 전문가들과 협력해서 사목상담의 일을 창조적으로 해나갈 필요가 있다.
부족하지만 사목상담의 연재를 바치면서 성 프란치스코의 ‘평화의 기도’로써 끝맺음을 하고자 한다.
▲첫 부분: “주여 나를 당신 평화의 도구가 되게 하소.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오류가 있는 곳에 진리를, 의혹이 있는 곳에 믿음을,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둠이 있는 곳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가게 하소서” 이 부분은 상담의 목표를 잘 표현해준다. ▲가운데 부문: “주여, 위로를 구하기보다는 위로하고, 이해를 구하기보다는 이해하고, 사랑을 구하기보다는 사랑하게 해 주소서”의 부분은 상담의 과정에 해당된다. ▲마지막부분: “자기를 줌으로써 받고, 용서함으로써 용서받으며, 자기를 버리고 죽음으로써 영생을 얻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상담의 결과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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