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그가 태어나서 자란 토양에서 생산된 음식을 먹고 살아야 제명대로 건강하게 살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해방 후 미국의 장기적인 해외 농산물시장 확보정책의 일환으로 계획된 미공법 480호에 의한 미국 잉여농산물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이 풍토에 맞는 먹거리를 잃고 육체의 80% 이상이 외제화 되었다.
지난해의 경우 된장·고추장, 심지어 김치까지 1천3백50여종의 외국농축산물이 수입되어 농산물수입자유화율이 85%선을 넘어서더니 국내 생명의 먹거리 생산기반이 무너지는 소리로 표현되기도 하는 우루과이라운드 수입개방압력으로 앞으로는 쌀 이외의 모든 외국먹거리가 해일처럼 이 땅을 덮힐 전만이다.
미국에서 사용되는 농약 중 살균제의 90%, 제초제의 60%, 살충제의 30%가 발암성이라 한다. 심지어 우리나라에서도 사용금지된지 오래인 DDT, 파라치온을 지금도 포도생산에 사용하고 있고 감귤류에는 발암성 살충제인 EDB가 사용되고 있다.
이렇게 고독성 농약으로 생산된 농산물은 ‘post harvest’라는 수확 후에도 저장의 목적을 위해서 농약 등의 약재 살포를 허용하는 미국정부의 방침에 따라 재배시 살포하는 이상의 농약을 곡물에 직접 섞는다.
사과의 경우 11종의 농약이 수확 후 사용되는데 이중 발암성인 캡탄 농약의 경우 일본 잔류허용기준치 5PPM 보다 5배나 되는 25PPM이 허용되고 있다. 포도의 경우는 수확 후 5종의 농약을 사용하는데 이중 4종은 일본에서는 사용금지된 것이다. 쌀은 수확 후에 17종류의 농약을 사용하는데 이중에는 발암이 확인된 4염화탄소, 클로로포름이라는 농약도 포함되어 있다. 밀은 수확 후 20여종의 농약이 살포되고 이중 일본에서 사용 금지된 것만도 16종이나 된다. 콩에는 8종의 농약이 수확 후 사용되는데 이중에는 청산가리도 있다. 감자에서는 발아억제제(싹 안 나게 하는 농약) 인 IPC(피부암 발생) 가 일본 허용기준치0.05PPM 보다 수백 배나 많은 1.99PPM이 검출된 경우도 있었다. 호주산 쇠고기에서는 DDTㆍ디엘드린 등의 살충제가 미국에 의해 발견된 적도 있다. 여기에다 체르노빌원전사고 때처럼 방사능에 오염된 농산물이 수출되기도 한다. 서독이 3천톤의 방사능 오염분유를 이집트와 앙골라에 사료용으로 수출한 예가 그것이며 우리나라에 방사능에 오염된 터키산 토마토가 들어와 케첩으로 변하여 우리 식탁에 오른 것도 그중 하나다. 외국농산물의 내용이 이러함에도 이들 농산물 수입과정에서의 검사는 너무나도 소홀하다. 88년의 경우 수입검사원 1백76명이 1인당 연1천6백95건의 검사를 하게 되어 있어 검사를 제대로 할 수 없는 형편이고 검사하는 것도 이화학적 검사가 86년 35.5%에서 88년엔 4.9%로 수입개방 압력에 따라 이것마저 약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농산물을 원료로 한 가공식품을 보면 국내 빵 라면 등 밀가루제품은 거의 1백%, 된장 청국장 두부 두유 등 콩제품도 90%, 쇠고기는 직수입이 50%, 사료가 외제인 것을 고려하면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등 축산물도 거의 1백%가 외제인 원료에 축적되어 있던 화학물이 상당량 그대로 옮겨져 있음은 물론이다.
이처럼 온갖 농약이 들어 있는 국내외 농축산물을 원료로 하여 만들어지는 과자 청량음료 햄, 소시지, 라면 등의 각종 인스턴트 가공식품에는 추가로 3백72종이나 되는 화공약품이 첨가되고 있다. 언제라도 생각나면 사먹을 수 있도록 오래 보관이 가능케 하기 위한 방부제·산화방지제·살균제·안정제, 사고 싶고 먹고 싶게 하기 위한 발색제·착색제·화학조미료·인공감미료·산미료·맛 강화제·유화제·탈색제·팽창제·응결제, 낮은 가격의 대량 소비와 이윤중대를 취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염산참기름·황산돼지기름·수은 콩나물·물 먹인 쇠고기 등 온갖 화학식품이 내용을 생각하지 않는 소비자의 눈과 이윤만을 목적으로 하는 식품기업의 가치관에 맞아 떨어져 음식이라는 이름을 달고 범람하고 있다.
그런데다 외국에서는 위해성이 이미 판명된 첨가물도 계속 사용되고 있는 경우가 하나 둘이 아니다. 색을 내기 위한 적색3호의 경우 간암을 일으킬 우려가 있어 미국에서는 사용금지가 되었으나 우리는 딸기우유·빙과류 등에 사용되고 있고 햄·소시지에 쓰이는 발색제도 발암성이 판명된 것이다.
일반 식당에서 많이 쓰고 맛소금 라면에 특히 많이 들어 있는 화학조미료는 어린아이의 뇌세포파괴 위해성이 경고된바 있다. 생선묵, 라면, 햄, 소시지, 콜라, 드링크류 등에 들어 있는 인산염은 체내칼슘을 빼앗아 신경안정을 저해하고 방부제로 사용되고 있는 살리칠산은 신경을 초조하게 만들어 격한 행동을 하게하는 원인이 된다. 최근 인스턴트식품 세대인 청소년들의 격한 행동증가 현상도 이러한 식품의 화학 첨가물질과 무관하지 않다고 봐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음식을 먹고 있는 것이 아니라 독약을 먹으면서 얼마나 먹어야 죽는가를 기다리는 실험실의 동물과 같은 처지에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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