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장 이용훈 주교(가운데)와 이성효(맨 왼쪽)·문희종(맨 오른쪽) 주교가 1월 8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고 송영규 신부의 장례미사를 주례하고 있다.
수원교구 원로사목자 송영규(바오로) 신부의 장례미사가 1월 8일 오전 10시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교구장 이용훈 주교 주례로 거행됐다.
고인은 1월 6일 심장마비로 선종했다. 이에 교구는 정자동주교좌성당에 빈소를 마련하고, 사흘간 위령미사와 연도를 봉헌했다. 장례미사 중 교구 총대리 이성효 주교가 집전한 고별식에서는 성수와 분향예식, 약력보고, 고별사가 진행됐다.
이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송 신부님은 지난 47년간 교구 사제로 봉헌의 삶을 사셨다”며 “하느님의 사제로서 거룩한 직무를 마치고 주님 품으로 가신 신부님께 우리는 온 마음을 다해 깊은 존경과 감사의 예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분은 바람과 햇빛, 공기와 물, 흙이 주는 교훈과 그 소중한 가치를 몸으로 느끼며 사셨다”면서 “우리 교구는 신부님이 보여주신 자연스런 소박함과 모나지 않는 성격,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작은 일에 충실하셨던 모습을 오래오래 기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인의 사제 수품 동기인 서울대교구 원로사목자 김인성 신부는 고별사 첫머리에 “평소 남한테 폐 끼치기 저어하더니, 다른 사람한테 병구완시키기 싫어서 홀연히 이렇게 훌쩍 떠나 갔나보다”며 “항상 순박한 마음으로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쉽게 다가가서 말을 건네며 시골 영감처럼 쪼그려 앉아서 동네 사람들과 술 한 잔 들며 담소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이어 “생전에 마을 청소년을 선도할 때 사용하던 그 ‘호루라기’로 베드로 사도를 도와 천국 가는 길의 교통정리를 잘 해달라”며 “또 잘못된 길을 가는 사람들, 특별히 우리 사제들에게도 찾아와 그 ‘호루라기’를 불어주면 좋겠다”고 고인에게 청했다.
미사에 이어 미리내 성지 교구 성직자 묘역까지 장지 행렬 후 무덤 축복 및 하관 예식으로 장례식이 마무리됐다. 고인의 삼우 미사는 1월 10일 미리내 성지 한국 순교자 103위 시성 기념 성전에서 봉헌됐다.
1972년 사제품을 받은 고인은 평택·중앙본당 보좌를 거쳐 왕림·와동일치의모후·원곡·대학동·의왕·단대동·양지·곤지암본당 등의 주임으로 교구 내 일선 현장에서 활발한 사목을 펼쳐왔다. 또 해군 함대사령부와 해군사관학교, 해군본부 등에서 군종사제로, 말씀의 성모영보수녀원에서 지도신부로도 활동한 바 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고귀남·성기화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