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청년미술모임 ‘창조의 시간’ 이끄는 화가 김준성씨
“하느님 앞에 솔직해질 때 개성 있는 작품 나와”
청년성서모임 참가자 대상으로
성경 주제로 청년 그림 무료 교육
감정을 선으로 그리는 법 알려줘
화가 김준성씨는 “개성이야말로 각자가 하느님께 받은 고유의 탈렌트” 라고 말한다.
청년들이 성경 구절을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화가가 있다. 김준성(요셉)씨는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청년미술모임 ‘창조의 시간’을 진행한다. ‘창조의 시간’은 그가 무료로 청년들에게 성경 내용을 주제로 그림을 가르치는 모임이다.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리는 청년성서모임에 참여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모집하며, 성서모임을 하면서 묵상한 것과 마음에 남는 성경 구절 등을 그림으로 표현한다.
그가 직접 기획한 이 모임은 기존의 미술 교육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전개된다. 우선 연필깎이부터 시작해서 감정을 선으로 그리기, 연필 데생 등을 거쳐 수채 색연필을 이용한 작품을 만들게 된다. 그는 모임이 진행되는 8주 동안 개개인의 작품 세계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그는 모임에서 ‘내가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리는 것’을 강조한다. “성경 내용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는 순간은 주님을 만나는 시간입니다. 그런 만큼 누군가에게 보여주려고 하기보다는 주님과 스스로에게 솔직한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작품이 나오지요. 개성이야말로 각자가 하느님께 받은 고유의 탈렌트입니다.”
그가 이처럼 교육에 있어 ‘자유’와 ‘개성’을 강조하는 것은 10여 년간 일본에서 교육을 받은 영향이기도 하다. 2009년 일본 도쿄타마미술대 예술학과를 졸업한 그는 동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교토시립예술대 대학원 미술연구과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대학 시절 그림뿐 아니라 영화, 사진, 음악, 판화 등 다양한 예술 세계를 경험했다”며 “무언가를 가르쳐주려고 하기보다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고 밝혔다.
청년미술모임을 처음 시작하게 된 건 그가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예정에 없던 귀국을 하게 되면서부터다. 일본에 있으며 신앙생활에 목말라 있던 그는 귀국 후 제일 먼저 청년 성서모임을 시작했다. 이후 성경 공부를 하며 많은 청년들을 만나게 됐고,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모임을 시작해 일본 유학길에 오르기 전까지 3년 동안 이어갔다. 이후 지난해 4월 귀국해서도 모임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1월 3~9일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1층 산다미아노 카페에서 청년들의 작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그는 “청년들에게 성경 구절을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며 “성경 필사도 좋지만 성경을 본인만의 그림으로 그리는 시간을 갖는 것도 새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중학교 3학년 때 세례를 받은 그는 지금까지 주일미사를 못 간 적이 8번 정도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청년성서모임을 하면서 ‘야훼 이레’라는 단어를 알게 됐습니다. 2011년에는 박사 과정에 지원했다 떨어져 막막했지만 일본에 지진이 나서 귀국을 해야 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하느님께서 저를 위해 모든 것을 준비해 주신다는 것을 느낍니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