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는 길이 윤리덕이다. 하느님은 인간에게 믿음과 희망과 사랑을 은혜로 주셨을 뿐 아니라 인간다운 삶을 위한 윤리덕도 주셨다. 이 힘으로 인간은 참 삶을 깨닫고 영위하게 된다. 기본 윤리덕목을 서양에서는 지의용절(智義勇節)로 요약하여 사추덕(四樞德)이라 하고 동양에서는 인의예지(仁義禮智)의 사단(四端) 혹은 신(信)을 포함한 다섯 가지 기본덕목을 가리킨다.
그리스도인으로서 다음의 여섯 가지를 윤리의 기초 덕목으로 제시할 수 있겠다.
1,지혜
이 지혜는 어떤 사물에 대한 지식보다는 삶의 현장에서 상황을 바로 판단하고 분수를 알고 올바른 생활을 하도록 지도해 주는 삶의 기본 능력이다. 인간의 참된 분수는 자기가 피조물이며 만물의 영장임을 깨닫는 것으로 성서는 지혜의 덕을 하느님을 두려워하고 바른 예배를 드릴 줄 아는 것으로 그 근원이 하느님임을 고백한다(집회서 1,1-27:사도 6,3). 신앙생활에 있어 지혜는 하느님의 때와 뜻을 바로 알아듣는 것으로 자신과 이웃의 생활을 진실하고 참되게 이끌어 가는 원동력이다. 생활에서 얻은 지식을 구원에 이르는 방향으로 활용하는 것이 참지혜다.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서 생활하는데 도움을 주는 성신칠은 중의 하나이다(이사야 11,2).
2, 정의
정의는 법과 질서가 연관되어 각자의 권리와 의무가 균형있게 보존되는 행위라 할 수 있다. 희랍철학 이래 중세기를 거치면서 주로 네 가지의 정의를 논하였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사회정의에 대한 논의가 많이 되고 있다. 사회정의는 정의의 종합적 의미라고 볼 수 있고 이는 성서 안에서 나타나는 하느님의 정의와 가까운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이 정의는 모든 인간이 지켜야 할 의무이며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기 위한 조건이며 하느님과 인가,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있어 수호되어야 할 질서이고 신의의 과제이다.
또한 정의란 하느님의 옳으심과 판단을 함축하는 것으로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것이고 이는 곧 하느님의 사랑 곧 자비와 직결되는 것이다.
따라서 사랑은 정의를 전제하며 정의는 사랑 안에서 완성된다. 정의가 인간 생활의 기초라면 사랑은 완성이고 화관인 것이다. 정의는 채워야 할 의무를 내포하고 있어 인간 상호관계에 있어 최소한 지켜야 할 내용을 제시한다. 그리하여 공정하고 공평한 사회를 형성하게 된다.
3, 용기
용기란 공포나 부끄러움 같이 인간의 행동을 위축하는 것을 극복하는 힘으로 자유의 관문 역할을 한다. 인간은 용기를 통해서 참된 자유에 이를 수 있다. 그러므로 고통과 죽음을 무릅쓰고 자기의 옳은 길을 걷는 용기는 희망과 인내를 동반하게 된다. 토마스는 인내와 지구력을 용기의 특성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정의와 지혜에 바탕을 둔 용기가 아니면 그는 용기라 할 수 없고 만용(蠻勇)이 된다. Ambrosius는 그의 직무론에서 정의에 의한 용기가 아니면 그것은 죄의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용기가 하나의 덕이 되기 위해서는 진리의 정의와 사랑을 위한 봉사 행위가 될 때이다. 그렇지 않으면 허영과 이기심에 사로잡힌 고집이나 포악함에 불과하다. 하느님께 대하여 충직하여 순교를 가능케 하며 국가와 민족을 위해 충성과 희생을 할 수 있게 하고 이웃을 우해 목숨을 마칠 힘을 준다. 성신칠은 중의 하나이다(이사야 11,2)
4, 절제
이는 자기 자신을 제어하는 능력이며 바로 살아가는 힘이다. 윤리적 측면으로 보면 수신(修身)과 극기복례(克己復禮)의 덕에 해당된다. 인간의 욕망과 무절제는 인격을 손상시키고 자기 자신이나 인간관계를 흐트러뜨리는 원인이므로 절덕(節德)으로 분수와 중용을 지켜야 한다. 따라서 이는 제약이 아니라 개인의 해방과 자유의 샘이 된다. 반대로 절제할 줄 모르는 사람은 무능한 사람이며 환경이나 자기 자신에 사로잡힌 사람으로 성숙한 생활을 할 능력이 없다. 자기 생활을 절제와 조절을 통하여 원만하게 유지하는 사람은 개인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사람이며 무절제와 무분별한 태도에서 보호받게 된다. 특히 순결덕을 위해 요청되는 덕으로 오관을 삼가고 본능을 자제하여 품위를 유지케 한다.
5, 겸손
겸손은 그리스도인의 윤리적 특성이라고 하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마태 11,29)한 스승 예수를 따르는 삶이며 성서가 자주 말하는 ‘가난한 이의 모습’이다. 즉 하느님 앞에 자신을 낮추는 마음이며 하느님의 모습대로 창조된 이웃을 존경하는 태도이며 성실하게 인간의 사명을 이행하는 행동이다. 인간이 가진 것 중에서 받지 않은 것이 없음을 알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성실하게 자기 소명을 다하는 인간의 모습이다. 이는 하느님께 순응하는 본연의 자세로 비굴함이나 아첨과는 전혀 다른 것으로 믿음과 섬김의 신앙 태도이다. 인간의 가장 위대한 능동은 하느님의 뜻에 순응함이며 자기를 극복하는 겸손이다. 겸손은 마치 대지가 모든 것을 포옹하고 생성과 재생의 바탕이 되듯 현실을 수용하고 진실된 생활을 하게 만든다.
6, 온유
겸손과 함께 온유는 그리스도인의 고유한 윤리덕으로 부각되어야 한다. 이는 ‘하느님 앞에 겸허한 자세로 서 있음이고 이우에 대하여 존경심을 잃지 않는 단정한 품행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모습이다’ 이는 그리스도 예수를 따르는 사람들의 특권이다. “온유한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마태 5,5). 이는 친절과 상토하며 공동체를 이루는 소중한 힘이며 특히 박해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어 메시아가 걸은 길, 구원의 힘이 드러난 모습이다(이시야 42,1-9:53,7-12)이는 바울로가 자기의 사도직을 수행하면서 나타내 보인 영웅적 태도의 뒷받침이 된 덕목이기도 하다(2코린 4,7-18)마치 물의 성질과도 같이 부드러우며 어디에나 적응하지만 예속되지 않고 자신을 지키는 힘을 지닌다. 그리스도인은 봉사직에 나아갈 때 겸손과 함께 미덕이 요청된다(마태 11,29:1베드 2,11-52: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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