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짐바브웨 하라레대교구장 엔들로부 대주교, 정부-시위대 중재 ‘안간힘’
“성숙한 리더십과 공동선 위한 협력” 호소
급격한 유가 인상 조치로 발생한 항의 시위 폭력으로 번져
정부, 인터넷 차단하며 강경 진압… 군경 발포로 사망자 발생
짐바브웨 하라레의 청년들이 1월 15일 급격한 유가 인상에 대한 반대 시위로 문을 닫은 주유소 앞을 지나가고 있다.. CNS
【남아공 케이프타운 CNS】 아프리카 남서부 짐바브웨에서 급격한 유가 인상과 이에 반대하는 폭력 시위로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치자, 하라레대교구장 로버트 엔들로부 대주교가 보안군과 시위대에 자제를 요청하고 나섰다.
엔들로부 대주교는 1월 16일 “성숙한 정치 리더십과 공동선을 위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머슨 음난가 대통령이 유가를 150% 이상으로 인상한다고 발표한 뒤 1월 14일에 발생한 항의 시위에서 경찰 1명을 포함한 3명이 죽었다.
엔들로부 대주교는 “여전히 인터넷이 막혀있고, 많은 사람이 일터로 복귀하지 않고 있어 전체적인 상황을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짐바브웨에서는 1월 15일 인터넷 서비스가 중단되고 짐바브웨 수도인 하라레의 가톨릭 학교 및 다른 도시의 대부분 학교들이 문을 닫았다.
국제인권감시기구(Human Rights Watch)에 따르면 하라레 및 짐바브웨의 제2도시 불라와요에서 항의 시위로 경찰서 한 곳이 불에 타고 도로가 차단되고 상점들이 약탈당했다. 이에 보안군은 총과 최루탄으로 대응했다.
국제사면위원회(Amnesty International)는 이런 군사적 대응을 비난하면서 적어도 200명이 임의로 구금됐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군인과 경찰들이 사람들을 집에서 마구 끌어내 무자비하게 구타했다고 밝혔다.
짐바브웨는 미국 달러가 부족해지면서 수입이 어려워지고 물가가 급격히 인상됐다. 심각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짐바브웨는 2009년에 미국 달러를 국가 화폐로 채택했다.
현재 짐바브웨의 실업률은 80% 이상이다. 장기 집권하던 로버트 무가베가 2017년 11월 쿠데타로 축출된 후 새로 집권한 음난가 대통령이 경제를 살리겠다는 선거 공약을 지키지 못해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엔들로부 대주교는 “교회는 정치인들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들여 이런 교착 상태를 해소할 방법을 찾고 있다”면서 “비록 상황이 녹록하지 않지만 그래도 희망을 놓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