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중 가장 보편적이고 일반적 행위가 기도이다. 따라서 기도란 개념은 다양하게 파악할 수 있으며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기도의 의미
기도는 가장 기본적이며 일반적 형태의 예배로서 모든 예배는 기도로 시작하고 기도로 진행되며 기도로 마무리 된다고 할 수 있다. 기도는 경신례 자체이다. 참된 기도는 바른 경신례이며 참된 예배는 바른 기도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행위로서 기도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다음의 본질적 요소를 지녀야한다.
1, 하느님의 현전(現前) 이다.
하느님은 아니 계신 곳이 없이 어디에나 계시지만 우리는 시간과 공간의 제한 속에 살아가고 있다. 하느님은 늘 우리를 보살펴 주시지만 우리는 하느님의 현전을 의식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그러므로 기도를 하는 사람은 무엇보다 먼저 하느님을 찾아뵙는 시간과 공간의 선택이 필요하다. 특별한 장소나 시간은 이 현전의식을 도와주는 것이다.
2, 하느님께 대한 바른 의식과 신앙고백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 대한 구원사적 의미의 인식과 고백이 바르지 못한 생각과 마음을 전환시키며 나의 뜻이 아니라 나보다 나를 더 잘 알고 계시고 내게 필요한 것을 배려하시는 하느님으로 믿고 고백하는 태도이다.
3, 전폭한 신뢰
마치 어린이가 부모의 품에 자기를 말기는 것과 같이 자기의 전 존재를 하느님께 맡기는 마음이다. 기도는 무슨 이해관계에서 시도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이 하느님께 마땅히 바쳐야할 예다. 그러므로 예배드린다는 것은 하느님의 자녀인 인간의 자격과 영예가 드러나는 것이다.
4,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
선하시고 자비로우신 하느님은 우리의 구원과 행복을 원하고 계시므로(1테살 4,1-3·레위 11,44-45, 19,2) 나의 뜻과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고 나의 완성이며 구원이신 하느님 뜻에 합일되는 목적을 가지고 있어야한다(히브 13,20-21). 단순한 기복신앙적 태도에서 벗어나 성숙한 신앙인이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모든 기도는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완전히 채우시고 우리를 영원한 생명의 길로 인도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비는 것이다(콜로 2,12-14, 3,5-17).
기도의 종류
기도는 형태나 내용, 대상이나 기도자의 차이 등에 따라 여러 가지로 구분된다.
1, 전례적이며 예배적 기도나 성령의 감화를 받아 하게 되는 예언적 기도나 신비의 체험 속에서 하는 감사와 찬미의 기도가 있다.
2, 인간이 지력이나 의지의 능력을 발휘하여 적극적으로 하는 묵상과 같은 능동적 기도와 직관적 관상과 같은 수동적 기도로 구분되기도 한다.
3, 마음이나 정신으로 하는 내적 기도와 입이나 몸으로 바치는 외적 기도로 구분되기도 한다.
4, 기도를 하는 주체에 따라 개인의 기도와 공동의 기도로 구분 될 수도 있다.
5, 기도의 격식에 따라 일정한 격식과 형식에 따라서 하는 규정된 기도와 자유기도가 있다. 마치 대화하듯 자유로운 묘사로 개인의 정의를 표출하는 자유기도는 영적 성장을 위하여 유익하다. 규격에 들어 있는 기도라고 하여 형식적일 수만은 없다. 예컨대 시편기도나 주의 기도는 규정된 기도이며 동시에 개인의 기도가 될 수 있다.
6, 내용에 따라 찬미와 감사와 청원의 기도로 분류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 이것을 분리 시켜서 하나의 독립적 기도로 보아서는 안 된다. 오히려 이 세 가지는 기도를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들이라고 보아야 하겠다. 시편기도는 그 모범이 되고 있다.
기도의 의무와 필요성
기도가 경신례의 중심이고 가장 보편적 형식이므로 신앙인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기도를 해야 한다. 예수님도 제자들에 “끊임없이 기도하라”(루카 21,36)고 말씀하셨고 교회의 전통은 이를 따랐다. 특히 시련을 당할 때와 은혜를 받았을 때 기도해야 한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고 이웃과 가정과 사회 공동체를 위하여도 성실히 기도해야 함은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여 그 지체가 된 신앙인으로서는 당연한 사명이다. 성서는 자주 이러한 기도를 권장하고 있다.
교회는 신도들이 늘 기도할 것을 명하고 상기시키지만 특별히 주일과 축일에 개인적으로나 공동체와 함께 기도할 것을 의무로 가르친다. 신앙인이라면 청원기도는 물론이고 아침· 저녁으로 감사와 찬미의 기도를 올리는 것이 당연하다. 우리가 기도함으로 하느님이 뜻을 바꾸시게 되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우리에게 진정 유익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따르게 되는 즉 우리의 생각이 하느님의 뜻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기도에 위배되는 행위
기도가 예배의 가장 보편적 행위이므로 기도를 하지 않는 사람은 신앙인이라고 할 수 없다. 마치 생명 유지를 위해 음식을 섭취하고 호흡을 하는 것이 필수적이듯 신앙생활이 유지되기 위하여서는 기도생활이 반드시 요청된다.
1, 기도를 정성 없이 하는 것은 불경죄가 된다. 엄위하시고 자애로우신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 속죄와 청원의 기도를 바치려는 인간은 경건하고 효성스런 자세로 바쳐야 한다. 그렇지 않고 분심이나 정성 없이 하는 기도는 하느님께 오히려 욕된 행의가 된다.
2, 기도하지 않는 생활은 불신앙의 죄가 된다. 신앙인으로서 아침, 저녁으로 하느님 앞에 나아가지 않는다면 하루 신앙생활을 한다고 볼 수 없다. 자기의 일상이 하느님 앞에서 이루어지기 위하여 매일 기도를 바쳐야 한다.
3, 전례 생활을 등한히 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기본 의무를 안 하는 것이다. 공동체의 일원이며 구원된 하느님의 자녀로서 전례를 통한 예배를 드리지 않는다면 이는 자기의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은 받은 은혜에 대한 배은망덕이며 신앙인으로서의 품위와 책임을 소홀히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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