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환경보전은 20세기를 사는 인류에게 최대의 과제로 나타나고 있다. 자연환경의 파괴는 현재를 살아가는 인류를 비롯, 후세대들에게 까지도 결정적인 파괴행위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교회역시 이 땅, 하늘, 바다의 보전을 위해 남다른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본보도 이러한 관심의 일환으로 지난해에 주교회의정의평화위원회와 공동으로 ‘자연으로 돌아가자’라는 주제 아래 환경공해 전반을 알아보았고, 그 후속으로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사는 삶’이라는 주제로 ‘생명공동체운동’ ‘유기농업’ ‘도·농 직거래’를 보도, 독자들의 참여를 촉구한다.
<편집자 주>
현대는 대량생산·대량소비·편리중심의 산업기술문명의 기형적인 발달로 지구상에서 매일 1백여종씩에 이르는 생물이 사라지는 등 자연생태계의 파괴와 환경파괴로 인류 전체가 생존의 위기에 직면해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인류 생존의 위기에 직면한 오늘날, 세계는 ‘인류의 자살을 막아야 한다’고 외치며 자연생태계의 파괴로부터 인류를 구하자는 생명운동이 곳곳에서 일고 있다.
인류의 운명과 지구의 생존여부가 달린 자연생태계파괴의 심각성에 직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지난해 1월 1일 ‘세계 평화의 날’ 담화문에서 “지금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것 중의 중요한 요인은 자연에 대한 마땅한 존중의 결여, 자연자원의 파괴와 소모 등에 있다”고 지적하고 “생명존중의 결여가 가장 근본적이고 심각한 우려이며 생명의 보존이야 말로 경제·산업 및 과학발전을 위한 궁극적인 지도규범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천주교회도 자연파괴의 심각성에 깊은 우려를 표명, 거의 모든 교구의 교구장들이 91년도 사목교서에서 특히 환경보전문제를 강조하고 있다.
또한 이에 앞서 지난해부터 한국가톨릭농민회를 중심으로 위기에 처한 농업·농민문제의 해결을 위한 새로운 대안이며, 겨레와 인류·전세계 생태계의 생존위기를 극복하는 길일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역사에 동참하고 그 나라를 건설하는 길로써 ‘생명공동체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가톨릭농민회의 생명공동체운동은 죽어가는 땅과 물을 살리고, 바람과 하늘, 사람과 모든 생물, 하나뿐인 지구 등 모두를 살리고 모든 것들이 제자리에서 제대로 살게 하자는 운동으로 전개되고 있다.
또한 한국가톨릭농민회는 경쟁과 대립, 파괴와 죽임의 현대산업문명을 뛰어넘어 △조화와 공생, 생명 중심의 새로운 세계를 건설하기 위한 대변혁운동이며 △하느님나라 건설을 위한 운동 △공생의 세계관과 유기적 세계관을 깨달아야 하는 대각성운동 △우리의 삶의 양식을 바꾸어 가는 생활실천운동 △농업·농민을 재발견하고 농민이 농민답게 떳떳하게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운동으로써 생명공동체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생명과 공생의 가치관에 일각한 생존운동으로서의 이 생명공동체운동은 상대적 가치와 사회구조·체제·이데올로기를 뛰어넘는 가장 근본적인 운동이며 절대운동으로 평가되고 있다.
생명공동체운동은 협동과 공생의 원리에 의해 사는 운동으로써 쓰고 없애버리는 삶이 아니라 자연과 일치하는데 생활양식을 이루어내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아울러 현재의 인류 위기의 상황 속에서 현존 사회의 모순과 문명적 모순을 동시에 해결, 극복하기 위한 대변혁운동인 생활공동체운동은 인간과 사회, 전 생태계가 공생하는 세상인 ‘생명 공동체’ 건설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생명공동체운동은 새로운 세계관 새로운 변혁관, 새로운 삶의 가치관, 새로운 농업관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가톨릭농민회 지도 김승오 신부는 “생명공동체운동은 죽어가는 농촌·농업·농민을 되살리기 위한 일이며 병든 사회를 치유하고 파멸로 치닫는 문명과 위기에 처한 인류·지구를 구하기 위한 변혁운동”이라고 지적하고 “생명공동체에서의 농업은 돈벌기 위한 농업, 상품 생산을 위한 농업이 아니라 올바른 농업, 본래의 농업의 실현일 뿐만 아니라 땅을 살리고 자연생태계와 조화하면서 생명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생명의 담당자, 하느님의 창조협력자로서의 삶”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신부는 “농업을 돈벌이로 여기는 현실에서 농민은 땅을 살리고 세상을 살리기 위한 생명의 일꾼이 아니라 땅을 죽이고 우리 자신을 죽이고 세상을 죽이는 반생명적인 모습으로 전락하고 있다”면서 “농민이 생명의 먹거리를 생산해내는 본래의 농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민주화와 인간화가 선행돼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염되지 않은 농산물은 인간의 노동뿐만 아니라 햇빛과 바람·물·땅·미생물 등 자연생태가 공동으로 협력·조화함으로써 생산되고 있다.
생명공동체운동에서의 농업관은 대량생산·대량소비의 공업적 농업관에서 벗어나 생명의 농업·공생의 농업으로서 자연과 조화, 순환되는 본래의 농업을 통해 땅을 살리고 농민과 소비자를 살리고 이웃과 세상을 살리는 농사로 알려지고 있다.
생산활동, 소비활동, 여가나 휴식에 이르기까지 일상의 모든 부분에 걸쳐 생명공동체의 가치관을 구체적으로 실현할 때 참 생명공동체문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모든 가치의 기준을 생명을 이롭게 하는 것에 두는 생명사상과 서로 섬기며 더불어 사는 공생의 가치관에 두는 공동체 사상을 통한 새로운 삶과 새로운 세계의 건설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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