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1일 부활대축일을 맞아 서울대교구장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 전국 각 교구장들은 부활메시지를 발표, 교구민들과 함께 예수 부활을 축하하고 아울러 모든 신자들이 불신·혼란·타락·어둠의 소용돌이 속에 있는 우리 사회를 밝히기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을 살 것을 촉구했다.
서울대교구장 김수환 추기경은 “오늘날 우리 사회는 가치관의 부재로 인해 정치·경제를 비롯 사회상 전체가 대단히 어두우며, 불신과 실망, 침체, 혼란, 타락 등의 부정적인 현상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가 구체적으로 해야 할 일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참으로 믿고 따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원교구장 김남수 주교는 “모든 사람들이 천상에 있는 것들을 생각하지 않고 세상의 것들만 생각하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 주위에서 온갖 범죄행위가 만연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신자들까지도 정치계·경제계·교육계·언론계 구석구석에서 같은 범죄에 교회도 고발하고 매질할 자격이 없다”면서 “이 물질만능시대에 수도자들뿐 아니라 성직자와 평신도들도 나름대로 가난하게 일생을 지내신 예수님을 본받아, 우리도 비리와 부패의 무덤에서 부활하여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것”을 촉구했다
인천교구장 나길모 주교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우리를 부르고 계시는 하느님께 대한 응답은 우리 각자 안에 현존하시는 부활하신 그리스도께 대한 인격적이고 능동적인 신앙”이라고 전제하고 “이번 부활절에는 모든 평신도, 수도자, 사제, 주교에게 더욱 신앙이 증가하도록, 또 그리스도께 대한 이런 활기찬 신앙이 다른 이들로 하여금 그리스도를 따르게 하는 표징이 되자”고 말했다.
안동교구장 박석희 주교는 “지금 우리 눈에 이 세상이, 아니 세속이 지배하는 것 같아도 이 세상은 하느님이 다스리고 계신다”고 말하고 “이 세상에 악·불의·거짓·이기심·미움·죽음·폭력·억압이 판을 치고 있다 하더라도 결국 선·진실·정의·사랑·자비·생명·가난이 승리한다”고 강조했다.
군종교구장 정명조 주교는 “군생활에서 여러 고통들을 체험하고 있는 젊은 병사들은 시련과 고초 속에서 인간이 영적 성숙에 이르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말 것”을 지적, “말없는 자기비움의 고통을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더불어 하느님께 바침으로써 세상에 큰 가치와 빛을 던져주는 부활의 증인이 되자”고 당부했다.
전주교구장 이병호 주교는 “우리가 자신만을 맴도는 관심의 테두리에서 해방되어 그리스도처럼 이웃과 사회를 향해 눈길을 돌리고, 거기 따르는 불편과 어려움을 감수하기로 할 때, 우리는 참으로 부활하신분의 생명을 자신 안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시지 전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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