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가지 권유
세상만물은 다 인간을 위해 창조되었으며 이것을 현명하게 이용하며, 더 큰 이익을 위하여 노동으로 완성할 사명이 인간에게 있다. 땅은 각 사람에게 필요한 양식과 발전의 수단을 제공하기 위해 창조되었으므로 누구든지 필요한 것을 땅에서 찾을 권리가 있다.
이러한 권리들을 되찾아 주는 일이야 말로 중대하고도 긴급한 사회적 의무이다.
또한 자유재산권은 그 누구에게 있어서도 무조건적이며 절대적인 것이 될 수 없다. 남들은 생활유지에 필요한 것도 없는데 자신에게 필요한 것 이상의 재화까지 자신을 위해 독점해 둔다는 것은 그 누구에게도 부당한 일이다.
조국의 자원과 국민의 노동으로 막대한 수익을 얻은 사람이 조국에 명백한 손실을 초래한다는 생각은 아랑곳없이 개인의 이득만을 위하여 수익의 대부분을 국외로 반출시켜 축적한다는 것은 절대로 안 될 말이다.
경제성장과 인간발전에 필요한 기술과 기술자의 도입은 그자체가 이미 진보를 말해주고 촉진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경제발전의 근본 동기는 ‘이윤’이고, 경제의 최고 법칙은 ‘자유경쟁’이며, 생산수단의 사유권은 절대적인 권리로서 사회적인 한계도 의무도 없다는 사고가 만연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라는 것은 오로지 인간에게 봉사해야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재화의 악용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하느님께서는 노동을 명하시고 축복하셨다. 지력과 상상력과 감수성을 인간에게 부여하신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시작하신 일을 완성할 수단과 방법을 인간에게 주셨다.
노동이 돈·쾌락·권력을 약속하며 지나친 이기주의나 혹은 반항에로 유인도 하지만 같은 노동이 또 한편 직업의식과 의무감과 이웃에 대한 사랑을 고취시킨다. 그리고 인간품위를 말살하는 노예화의 유형이 남아있다.
노동이 인간의 지성과 자유에 기인하지 않고서는 인간적인 노동이라고 할 수 없다.
성급한 공업화도 아직은 필요한 사회기구를 파괴하고 사회적 빈곤을 초래하여 오히려 문화발전을 후퇴시키고 만다.
또한 인간의 기본권을 유린하고 국가의 공동선을 극도로 해치는 명백한 압제가 지속되는 경우를 제외하면 혁명과 폭동은 새로운 부정·불균형을 초래하여 인간을 파멸에로 이끌어간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을 용감한 마음을 대처하고 현재의 상황이 내포한 부정과 싸워 그것을 극복해야 한다.
개인의 기업과 경쟁의 결과만으로는 진보의 성공을 기대할 수 없다. 부유층의 재산과 권력을 증대시키는 반면에 빈민층의 빈곤을 고정화시키고 압제받는 사람들의 노예화를 악화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경제와 기술은 봉사해야 할 인간에게 이바지하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의도 없는 것이다. 창조주께서 부여하신 본성에 맞도록 자유로이 본성의 능력과 요구를 받아 계발해야 할 것이다.
경제성장에 못지않게 사회발전을 위한 초등교육에 힘써야 한다. 교육에 굶주리는 것도 식량에 굶주리는 것 못지않게 쓰라린 것이다. 읽고 쓸 줄 아는 사람은 직업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동시에 자신 있게 남과 같이 진보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부유한 민족이나 가난한 민족이나 다 같이 물질적 생활에 필요한 기관과 예술·학문·종교 같은 더 높은 정신생활의 표현들을 조상들이 물려준 문화로 간직하고 있다. 물질생활로 인해 정신생활을 희생 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정신생활 희생은 삶의 가치를 희생시키는 셈이 된다.
또한 현세 물질주의에 얽매여 있게 되면 하느님께로의 접근이 어려워 질수 있다. 인간의 이상을 저하시키는 거짓가치들을 비판하여 배척하고 건전하고 유익한 가치들은 받아들여 이미 지니고 있는 고유의 가치들과 함께 제 나름의 능력대로 발전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발전 향상돼야 할 주체는 완전한 휴머니즘이다. 완전한 휴머니즘이란 개인의 인간 전체와 전인류의 완전한 발전을 뜻한다.
그러므로 인간생활에 참된 이상을 부여하는 자신의 사명을 자각하면서 절대자이신 하느님께로 향한 사람을 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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