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6일 재의 수요일을 시작으로 올해 사순 시기가 시작된다. 사순 시기는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부활을 준비하는 기간이다. 이 시간동안 신앙인들은 재(齋)를 지킬 뿐만 아니라 극기와 희생, 보속을 실천하며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에 동참한다. ‘희생’, ‘극기’, ‘보속’ 등은 사순 시기를 대표하는 열쇳말이다. 각 단어가 지니는 뜻을 살펴보며 사순 시기의 의미를 다시금 묵상해 본다.
■ 재(齋)
교회서는 금식을 ‘대재’로
재의 수요일·성금요일 지켜
심신의 관리를 위한 절식, 절주 내지는 금식과 금주를 가리킨다. 「한불자전」(韓佛字典)에서는 식음의 절제(節制) 또는 전폐라고 밝혔다. 또 ‘재일’(齋日)을 단식 혹은 절식(節食)하는 날이라고 했다.
교회에서는 금식을 대재(大齋)라 해서 재의 수요일과 성금요일에 지킬 것을 권고한다.
대재는 큰 재, 즉 단식하는 재로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참된 그리스도인으로서 예수님 수난에 참여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초대교회 때부터 사순 시기와 재일 중 신자들이 지켜야 할 의무로 여겨져 왔다. 소재(小齋)는 작은 재, 육식하지 않는 재다.
「교회법」 제1251조는 ‘재의 수요일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수난하시고 죽으신 성금요일에는 금육재와 금식재가 지켜져야 한다’고 규정한다. 연중 재를 지키는 횟수는 각국 교회 관습에 따라 다르다.
■ 속죄
인간의 죄를 대신해
그리스도께서 돌아가심
사전적 뜻으로는 ‘상대방에게 지은 죄를 씻고 상호 간에 범죄 이전의 유대를 회복하는 일’로 풀이된다. 그리스도교에서는 ‘하느님을 거스른 인간의 죄를 그리스도가 대신 보속하고 인류를 하느님과 화해시킨 일’로 지칭한다. 사순 시기에 가장 자주 드러나는 단어 중 하나다.
구약에서는 속죄가 하느님께 죄를 지은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과 친교를 회복하는 것이었다. 반면 신약에서 속죄는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잘못 때문에 죽음에 넘겨지셨지만, 우리를 의롭게 하시려고 되살아나셨습니다”(로마 4,25)처럼, ‘고난 받는 종’의 개념으로 드러난다.
「가톨릭대사전」은 “속죄는 하느님이 베푸신 자비이며, 충실한 대사제(히브 2,17), 그리스도께서 흘리신 십자가의 피로 인한 결과(로마 5,9;에페 2,13-16)”로 밝힌다. 한편 ‘대속’(代贖)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음으로써 만민의 죄에 대해 대신 속죄하였음을 의미하는 신학 용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