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의 메시아고백, 예수의 수난예고, 제자 되는 조건제시, 이렇게 연속된 세 이야기는 예수의 영광스러운 변모, 엘리야의 내림, 간질병 소년의 치유 이야기와 관련되어 한 단락을 이룬다.
먼저 변성용 이야기를 알아보기로 한다. 예수께서는 측근의 제자 세 사람을 따로 데리고 높은 산으로 올라가 그들이 보는 앞에서 하느님의 영광으로 빛나는 용모를 보여주신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엘리야와 모세가 나타나서 예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을 제자 들이 목격한다. 베드로를 비롯한 제자들은 황홀경에 빠져있고 구름이 그들을 덮으면서 하늘에서 소리가 들려온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그의 말을 들으라”
이 이야기는 예수가 정녕 메시아라는 명백한 계시와 그 메시아의 역할은 고난과 십자가의 길을 걷게 되지만 결국은 하느님의 영광에 빛나는 분이라는 것을 제자들에게 보여 주는데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제자들의 이 천상적 체험은 구약시대에 하느님이 시나이산에서 모세에게 나타났던 광경을 구세사의 완성으로 재현하고 있다(탈출 24,15-18:34, 29-30:40, 34-38).
예수께서 베드로에게 수위권을 부여한지 엿새 후(마르 9,2:마태 17,12)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을 따로 데리고 높은 산으로 올라 가셨다. 루가복음서는 8일후라고 했는데(루카 9,28) 루카는 초대교회 교우들이 장막절을 8일 축제로 지내던 것과 관련시켰고 마르코와 마태오는 모세가 시나이산에 올랐을 때에 구름이 엿새 동안 산을 덮고 있으면서 하느님의 영광을 보여준 일과 관련시켰다.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은 다른 제자들 중에서도 예수의 측근 제자들로 알려져 있는 사람들로 회당장 야이로의 죽은 딸을 소생시킬 때 이 세 제자들만이 그 자리에 참석했고(마르 5,37) 올리브산 겟세마니에서 죽음의 고통을 체험하며 기도할 때 동행했다.(마태 26,37)
그들이 올라간 높은 산은 어느 산인지 복음서에는 밝혀져 있지 않지만 교부시대부터 예루살렘의 치릴로(4세기)의 해석을 받아들여 타볼산으로 알려져 있다. 타볼산은 갈릴래아 지방 남쪽에 해발 9백70m의 높이로 솟은 산이고 그 산 밑에는 에스드랄에 온평야가 펼쳐진다. 어떤 학자들은「높은」산이라는 말에서 타볼산보다 더 높은 헤르몬산(해발 3천m)일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여튼 이 이야기는 구약성서와 견주어 상징적인 언어로 계시하는 제자교육인 만큼 높은 산은 모세가 올랐던 산과 대비된 새 시나이산을 뜻한다. 이 산에서 모세가 빛났던 것과 마찬가지로 예수의 모습도 하느님의 광채로 빛나 새 모세를 뜻한다.
루가복음서는 ‘기도하러’산에 올라갔다고 했는데 루카복음서를 기도의 복음서라고 일컫는 만큼 루가는 예수께서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기도하셨다는 것을 늘 잊지 않는다: 예수의 세례 때(루카 3,21), 사도들 임명 때(루카 8,12), 베드로의 메시아고백 때(루카 9,18), 겟세마니에서 죽음의 고통을 겪을 때(루카 22,41).
예수께서 기도하고 계시는 동안 그의 모습이 변하여 그 얼굴과 옷이 눈부시게 빛났다. 그 광경을 묘사하는데 세 복음사가는 서로 다른 표현을 쓰고 있다. 마르코는 그 희기가 세상의 어떤 마전장이도 더 이상 희게 빛났다고 하였고 마태오는 그 얼굴이 태양같이 빛났고 옷은 빛과 같이 희게 되었다고 했다.
그 황홀경을 필설로 다하지 못했다는 것을 암시한다.
태양과 빛의 찬란한 광채는 하느님의 현존을 반영하는 것으로 모세가 시나이산에서 하느님의 계시를 받은 후에 그 얼굴이 너무나 빛나서 사람들이 쳐다볼 수가 없었다는 기사(탈출 34,29-35:코린후 3,7)가 지금 예수에게 더 영광스러운 하느님의 광채가 빛나고 있음을 자적하고 있다. 사도 바오로는 율법을 계시 받은 모세의 빛과 성령의 계시를 받은 복음일꾼들의 영광을 비교하면서 모세의 영광은 일꾼들의 영광에 비하면 보잘것없음을 간조하였다(코린후 3,8이하). 흰옷은 추자연적인 영광을 나타내는 묵시문학의 표현이며(에녹서 46,1:다니 7,9) 예수의 빈 무덤에 나타났던 두 천사의 옷이 희였고(마태 28,3:마르 16,5:요한 20,12) 예수의 승천시 나타난 두 사람이 흰옷을 입고 있었다(사도 1,10).
복음사가들은 예수의 영광스러운 변모를 묘사하면서 외부적인 놀라운 상태를 기술하면서도 내적인 변화라는 표현을 잊지 않았다. 그들이 사용한 그리스 원어 ‘메타모르포시스’란 말은 실체적 변화를 가리키는 말고서 예수에게서 빛난 흰 빛은 외부로부터 받은 빛이 아니고 예수의 실체자체에서 발한 빛이라는 것을 힘주어 말하려는 것이다.
사도 바오로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모든 신자들도 죽은 후 부활의 영광을 입어 이와 같이 빛날 것이라고 가르쳤고 묵시록에는 모든 성인들의 영광이 이와 같은 것이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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