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만·겸손 권면·분노 외」는 신자들의 삶과 영성에 꼭 필요한 짧고 감동적인 교부 문헌을 소개하고자 분도출판사가 펴낸 「그리스도교 신앙원천」 다섯 번째 책이다.
헝가리 서부 지역인 판노니아에서 510~520년경 출생한 마르티누스는 엘리트 교육을 받았으며 그리스어와 라틴어에도 능통했다. 순례자들로부터 스페인 선교의 필요성을 전해 듣고 550년경 스페인으로 간 마르티누스는 브라가 근처 두미오에 수도원을 설립해 대수도원장이 됐다. 이후 556년 주교로 서품된 그는 선교 직무를 수행하면서 여러 저술을 남겼다.
마르티누스는 인간이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마음의 모습들을 글로 남겼고, 그 기록들이 「교만·겸손 권면·분노 외」 한 권의 책에 담겼다.
첫 번째는 교만이다. 교만이 하느님을 거스르는 근원적인 악이라면, 겸손은 하느님을 따르게 하는 기본 덕목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교만의 폐해, 그리고 영적 교만에 빠진 사람들의 위험성을 언급하며 겸손의 길로 갈 수 있는 방법들을 하느님의 말씀을 통해 전한다.
분노에 대한 글도 이어진다. 분노를 ‘윤리적인 질병’이라고 설명한 마르티누스는 분노를 다스리고, 이겨 내는 방법을 소개하며 “분노는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허영심도 책을 통해 언급한다. 허영심은 인간의 나약함과 양면성에서 비롯되며 교만과도 짝을 이룬다. 허영심을 몰아내기 위해서는 마음을 늘 거울처럼 닦아야 하며, 하느님을 경외하면서 인내와 겸손으로 지상 순례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고 저자는 밝힌다.
농부들을 계도하기 위해 쓴 편지에서는 마르티누스의 사목적인 입장을 살펴볼 수 있다.
이 장에서 마르티누스는 정확하지 않은 시제와 문법에 맞지 않은 단어들을 사용했는데, 이는 철저히 농부들의 언어를 끌어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체를 통해 그가 지향했던 사목적 입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진실한 삶의 방식’, ‘허영심을 몰아냄’, ‘이집트 교부들의 금언집’ 을 주제로 한 글이 실렸다.
마르티누스는 자신의 삶만큼이나 간결한 필치로 해당 주제들을 깊게 묘사하며, 생생한 경험에서 우러나온 해법을 제시한다. 책을 통해 그리스도교 사상의 원류를 탐색하는 이들 뿐 아니라 일반 독자들도 흥미롭고 새로운 통찰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