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서 무상으로 주신 서예라는 탈렌트로 제가 가진 말씀도 나누고 좋은 일에 함께할 수 있어 기쁩니다.”
김정애(다시아나·64·의정부교구 호평동본당) 작가는 30여 년 동안 활동해온 서예작가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신사임당의 날 기념 예능대회, 대한민국서예대상에서 수상하는 등 화려한 경력이 돋보이지만, 김 작가가 펼치는 서예활동의 진면목은 ‘나눔’에 있다. 오는 4월 3~9일 서울 명동 갤러리1898 제1전시관에서 펼치는 초대전 시회도 이런 나눔의 일환이다.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이 세상에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않았으며 이 세상에서 아무것도 가지고 갈 수 없다’는 티모테오에게 보낸 첫째 서간의 말씀이 큰 울림으로 다가왔어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후원에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김 작가는 이번 전시회의 작품 수익금 전액을 인도 북동부 둠바의 성 보나벤투라 학교(이하 보나벤투라 학교)의 건축기금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프란치스코전교봉사수녀회가 활동하고 있는 보나벤투라 학교는 유치원부터 1~9학년의 학생들이 공부를 하는 곳이다. 500여 명의 학생들을 위한 교육의 공간이지만, 대나무로 지은 건물로 자연재해와 야생동물의 공격에 노출돼 있다.
김 작가는 도록도 제작하지 않고 홍보물에 들이는 비용도 최소화했다. 후원금이 될 전시 수익금을 최대한 남기기 위해서다. 작품 표구도 가장 비싼 오당액자로 맞췄지만, 모든 수익금이 후원금으로 갈 수 있도록 표구비용을 자비로 부담했다.
“제가 지닌 말씀을 많이 나눠드리면 그분들도 말씀을 지니고 살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그렇게 말씀을 지니고 있다 보면 어느 순간 가슴에서 말씀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아요.”
김 작가의 작품은 대부분 성경 구절이다. 본당 성서백주간 대표를 맡고, 본당 서예반에서 12년 동안 봉사해온 김 작가는 그동안 성경말씀으로 수많은 작품을 제작하고 봉헌해왔다. 성경 말씀을 나누고자하는 마음에서다. 또 이번 전시회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나 고 김수환 추기경 등의 어록도 서예로 담았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은 55점. 대형 작품도 있지만, 대부분이 가정의 거실에도 걸 수 있는 작은 작품이다. 김 작가는 “더 많은 작품을 내고 싶었지만, 전시실의 공간 상 더 많은 작품을 낼 수 없어 아쉽다”면서 “전시 기간 중 주문제작 문의가 있으면, 그분이 원하는 크기와 형태로 작품을 제작해 그 수익금도 후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