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나 교도소에서 만나게 되는 소년수 상담자는 보통으로 어린 나이에 비해 사건이 컸을 경우 본인을 돕고 앞으로의 또 다른 사고방지를 위해 교무과장님의 알선으로 시작된다.
한군은 처음 보는 수녀 앞에 앉자마자 마치 꽉 막혔던 봇불이 터진 듯 세상누구에게도 아직 하지 못했던 마음에 쌓인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재소자들이 부모와 형제들이 살아 있어도 사랑과 관심 밖에서 성장한 사람들이다.
한군의 가정은 경제적으로 유복하고 부모가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로서 한군이 태어날 때 부친은 군인 장교였고 모친은 직장여성이었다.
오늘날 자녀들이 불행하게 되는 원인 중에는 맞벌이 부모의 무관심도 크다.
한 가정에서 특히 엄마 위치는 대단히 중요하다. 엄마는 그 가정의 작은 태양과 같은 역할을 맡았다. 남편에서 자녀들에게 까지 집안 구석구석을 밝고 따뜻하게 비춰주는 절대 없어선 안 될 존재이다. 그때 한군의 조부는 그 동네 유지로 국민학교 육성회장까지 맡아 있었는데 도덕적인 생활이 결여되어 있었다. 한군의 조모는 딸같은 소실을 옆에 두고 보며 그 수발까지 들었다고 한다.
도덕이 무너진 가정에서 성장했고 또한 부모의 사랑과 정을 모르고 자란 그는 엄마와 대화가 두절된 채 “정말 나를 낳은 엄마인지? 자주 의심이 생긴다”고 했다. 그의 말 상대역은 오직 그를 거둬주신 조모뿐이었다. 청소년들의 성장과정에서 교육부재로 인한 무지와 애정결핍에서 이성가진 사람의 상상을 초월하는 갖가지 유형의 흉악한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부모가 생존해 있으면서도 부모사랑에 굶주린 아이들이 공허감 때문에 남모르게 앓고 있다. 끝내는 학교 성적도 떨어지게 되고 스스로 소외의식에 사로잡혀 그늘진 곳을 찾아가게 된다. 그는 학업의 취미마저 잃고 고1때 학교를 중퇴하고 집에서 허송세월을 보내다가 자연스럽게 비슷한 처지의 여자 친구를 찾아 만나게 되면서 비행의 늪으로 서서히 빠져 들어가게 된 것이다.
그는 17세의 두 명의 친구와 밤11시경 복면을 하고 주유소에 침입하여 칼로 주인을 위협하고 돈을 요구했다. 주인은 목소리가 어린아이로 느껴지자 복면을 벗기려 덮쳤고 서로 엉켜엎치락뒤치락 하다가 엉겁결에 휘두른 칼에 맞아 끝내 부부는 사망하고 말았다.
그들이 흉기를 소지했지만 살의는 전혀 없었는데 결국 부지중에 살인을 저지르게 되었고 그들은 중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으로 미루어볼 때 집안의 부도덕과 애정 결핍이 결국 2세에게까지 크게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된다.
그들은 지문을 남기지 않으려고 사전에 철저히 준비했다. 스타킹으로 복면을 하고 장갑을 꼈다. TV극「수사반장」에서 배웠다고 했다.
어린 청소년들에게 주는 무분별한 수사물 등 매스컴의 영향은 경악스러운 것이다. 우리속담에 흉보면서 닮는다는 말이 있다.
청소년들에게 주는 TV프로그램의 영향이 매우 크고 심각하다. 보다 건설적이고 미래 지향적이며 교육적 가치에 큰 비중을 둔 그런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함이 시급한 오늘의 과제다. 청소년은 이 나라의 주인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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