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을 바라보고 있는 아들이 성인신부가 되도록 매일·매시간마다 기도하며 살아가는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본당 주임 조순창 신부의 어머니 이순재(마리아) 할머니.
2년 전 1백수연을 지나 금년 1백2세를 맞은 이 마리아 할머니는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할 정도로 건강상태가 악화돼있음에도 불구, 요즘도 아들신부를 위한 기도를 끊이지 않고 있다.
“제가 배운 게 없어 특별히 따로 기도를 하고 있는 것은 없고 단지 막내아들이 성인신부가 될 수 있도록 천주님과 성모님께 매달릴 뿐입니다. 신부도 신(神)이 아니고 사람이라서 완벽할 수가 없기 때문에 조신부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 주시도록 천주님과 성모님께 기구하고 있습니다”
천주교에 입교한 후 병고에 시달린 때라도 혼자서 걸을 수만 있으면 하루도 거르지 않고 미사 참례를 해온 이 마리아 할머니는 1백세가 넘는 고령에도 매일 새벽미사에 참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어려움 가운데서도 철저한 신앙생활을 해나온 이 마리아 할머니도 막내아들이 신학교에 간다는 말을 듣고는 강한 반대의 입장을 밝혔다고 회고했다.
“처음 막내인 순창이가 신학교에 가겠다고 말했을 때 많은 반대를 했지만 아무리 말려도 막무가내였다”는 이 마리아 할머니는 “결국 신학교 진학에 대한 고집을 꺾지 못하고 당시 조신부는 신학교 진학을 천주님의 뜻으로 받아들여 아들을 천주님께 봉헌한다는 마음으로 기쁘게 허락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 마리아 할머니는 “6.25를 당해 부산으로 피난 가서 신학교를 다닌 조신부가 병에 걸리고 몸이 약해 더 이상 신부공부를 할수 없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마음이 아팠다”고 회고하고 “내 평생 가장 기뻤을 때는 막내아들인 순창이가 사제품을 받을 때였고, 얼마 전까지는 조신부 손잡고 새벽미사를 봉헌하러 성당에 나갈 때가 가장 기쁜 순간이었다”고 밝혔다.
78세부터 막내아들 조순창 신부와 함께 살아오고 있는 이 마리아 할머니는 조신부가 불광동본당 주임신부로 있을 당시 성전 신축의 재정적 어려움을 지켜보다가 참기름을 판매하여 모은 이익금으로 돌제대를 봉헌하기도 했다.
특히 1백세가 넘은 고령에도 이같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이 마리아 할머니는 어려운 일이 닥치면 모두 천주님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순용하면서 이를 극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도로써 생활의 양식을 얻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신부들도 사람이기 때문에 부족하고 잘못하는 일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하는 이 마리아 할머니는 “주위의 모든 신자들이 신부들을 위해 기도하고 잘지켜 줄 때 훌륭한 신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사제들을 위해 많은 기도를 바쳐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부터 기동을 하지 못하고 식복사 아주머니의 도움을 받아야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된 이 마리아 할머니는 “이제 볼 것 다 보고 살만큼 살아서 이번 사순절동안 저를 잡아가 달라고 예수님께 많은 기도를 드렸지만 예수님께서 귀가 먹으셨는지 결국 저를 데려가지 않으셨다”면서 생명이 다하는 순간까지 아들을 위해 더 열심이 기도할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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