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사제를 탄생시키는 일은 가정으로선 더할 수 없는 은총이요, 교회로서도 크나큰 경사가 아닐 수 없다. 이것은 바꿔 말하면 그만큼 사제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어렵다는 말도 된다.
그래서인지 “사제 한명을 길러내거나 성전을 봉헌하면 천국에 들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본당사목의 바쁜 와중에서도 성소계발에 각별한 관심과 애착을 갖고 힘써온 전주원 신부(대구대교구 경산본당주임)의 숨은 노력은 그래서 더더욱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성소를 계발하고 키우는데 가장 적임자는 바로 본당신부입니다. 물론 가정에서나 여타 다른 곳에서의 신앙교육도 중요하겠지요. 그리고 어느 정도 성장한 뒤보다는 어릴적에 성소의 싹을 키워야 한다는 것은 거의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신부의 이러한 지론은 복사단 아이들에게 쏟는 그의 열성을 보면 쉽게 짐작이 간다. 주일과 축일을 막론하고 어떤 경우든 복사단 아이들이 원한다면 모든 약속은 뒷전이다. 이에 대해 전주원 신부는 “나한테는 복사단이 최고”라고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꼭 무슨 목적이 있어서는 아닙니다. 다만 아이들이 본당 신부의 생활을 있는 그대로 경험하게 하자는 거지요. 그러기위해선 가능하면 함께 있어주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니겠습니까”
전주원 신부가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의외로 단순하다. 겨울철이면 스케이트장에 같이 가는 게 주된 일과다. 형편이 어려운 아이에겐 적절한 기회를 잡아 스케이트를 선물하기도 한다. 그리고 여름철엔 수영장이 당연히 제일코스가 된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이럴 때마다 본당신학생들을 늘 함께 데리고 다닌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신부님에 대한 거리감은 자연 해소돼도 신학생과 본당신부의 일거수일투족이 아이들의 사고에 자연스럽게 접목된다는 것.
본당소속 신학생들의 성소유지를 위해 기울이는 전신부의 애정도 남다르다. “우리가 신학생 때만해도 신부와 가까이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는 전신부는 방학이면 신학생들의 가정을 차례로 방문하며 함께 식사할 기회를 갖는다. 자라온 환경이나 그 주변을 안다는 것은 그만큼 신학생 지도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이렇듯 성소자 발굴과 신학생보호에 쏟는 전신부의 세심한 배려는 대단한 일은 아닌듯 하면서도 실천에 옮기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더욱 주위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그동안 전신부의 영향을 받아 사제의 길에 들어선 사람은 모두 헤아릴 순 없으나 우선 기억하는 이들만도 십수명에 이른다. 그리고 이들이 학업이나 영적성숙면에서 타의 모범이 되고 있다는 게 신학교 관계자의 말이다.
전주원 신부가 대구 봉덕성당주임으로 있을 때(82년) 신학교에 입학한 이창영 부제는 “지나고 보니 모두가 산교육이었다”면서 어딜 가든 신부님과 신학생들 그리고 복사단 아이들이 늘 함께 지냈던 것과 ‘말보다 실제 삶으로 보여주셨던 신부님이 가르침’을 가장 소중한 기억으로 꼽는다.
“신부님들이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가급적 지양해야 합니다. 아울러 성소자를 식별하는데도 지금보다는 좀 더 신중을 기해야한다”고 말하고 전신부는 현재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주일학교 교리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자상함도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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