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혼인과 가정 연구를 위한 교황청립 요한 바오로 2세 신학대학원 철학적 인간학 전임 슈테판 캄포스키 교수는 “성적 욕망은 단순히 육체적인 만족을 위한 게 아니라, 친교에 대한 하나의 약속”이라고 말한다.
“성적 욕망은 단순히 육체적인 만족을 위한 게 아니라, 친교에 대한 하나의 약속입니다.”
로마 혼인과 가정 연구를 위한 교황청립 요한 바오로 2세 신학대학원 철학적 인간학 전임 슈테판 캄포스키(Stephan Martin Kampowski)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3월 15일 오후 5시 서울 반포동 가톨릭대 성의교정 성의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다. 그는 이튿날인 3월 16일 성의회관 504호에서 진행된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의 ‘인간의 욕망과 몸’ 주제 학술대회에서 발제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현재 한국사회에 논란이 되고 있는 유명 연예인의 성관계 영상 불법 촬영·유포 혐의 등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혼인에 대한 인식이 결여돼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성욕은 결혼을 하기 전 배우자가 아닌 사람과 나누는 것이 아니라, 혼인 후 사랑을 완성시켜 나가기 위해 배우자와 함께 나누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캄포스키 교수는 법적으로 혼인은 사회에 봉사하고 부부로서 사명을 가질 수 있는 제도이지만, 사람들은 이를 종종 경시한다고 비판했다. 혼인은 자녀의 출산이나 교육 등 모든 면에서 남녀가 함께 책임지는 ‘공동의 삶’에 대한 서약이지만, 이를 단지 남녀의 결합으로만 여기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오직 감정만을 토대로 성욕을 추구하거나 책임감 없이 혼인할 경우 ‘문란한 성생활’이나 ‘태아의 불행’이 야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성생활에서 감정만을 중시하면 남녀가 자칫 배우자가 아닌 사람과 관계를 맺어도 이를 제한할 수 없고, 그로 인해 예기치 않게 아이를 갖게 되면 아이가 낙태되거나 버려질 수 있다는 의미다.
때문에 캄포스키 교수는 “욕망 자체는 선한 것이라 할 수 있지만, 우리는 그 욕망을 식별할 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똑같은 욕망이라고 해도 그 안에 커다란 불의(不義)가 들어있지 않은지, 자신의 욕망이 진실로 바람직한지를 늘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는 조언이다. 무엇보다 그는 “삶과 죽음의 주인은 하느님뿐”이라며 “욕망 역시 하느님 안에서만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캄포스키 교수는 독일 출신으로, 윤리학을 전공했다. 오스트리아 혼인과 가정 연구를 위한 국제 신학대학원에서 신학 석사학위를, 로마 혼인과 가정 연구를 위한 교황청립 요한 바오로 2세 신학대학원에서 신학 박사학위를 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