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농가 가운데 얼마만큼의 농가가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짓는가에 대한 정확한 통계자료가 아직 없기 때문에 한국유기농업의 현황을 명확하게 파악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가톨릭농민회 등 관련단체에 따르면 대충 한국농가의 1~2% 정도에서 유기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기농업은 과다한 화학비료와 농약의 살포로 땅이 죽어가면서 자연생태계가 파괴,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점차 증폭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도 날로 확산되고 있다. 곧 자연에의 외경심이 새삼 강조된 것이다.
또한 먹거리를 제공받고 있는 도시소비자들의 입장에서도 농약이 과다하게 살포된 농산물에 자신들의 생명을 위탁 할 수 없다는 경각심이 불러 일으켜졌고, 이에 따라 저농약·무농약의 건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게 됐다.
곧 과거 대량생산 속에서 빚어진 ‘교환’ 의식이 상호생명의 ‘위탁’ 의식으로 발전되면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공생의 이치를 깨달음으로써 유기농업의 중요성이 강조, 그 발전의 토대가 놓이게 된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농가의 유기농업의 확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산자와 소비자 쌍방이 충족할 수 있는 유기농산물의 재배기준 설정이 절실히 요청된다.
유기농산물의 보급이 활발하게 되고 또한 그 유경로가 다양화됨에 따라서 품질보증이 시급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가톨릭농민회나 교회내의 각 본당·단체 등지에서 보급하고 있는 유기농산물에 대한 신뢰도는 근래 들어 확산되고 있는 교통회내의 생명공동체운동의 한 맥락에서 매우 고무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한국사회의 전체적인 측면에서 무공해농산물에 대한 믿을만한 공인 검정제도가 필요한 것이다.
최근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무공해성 농산물 소비실태와 의식에 대한 농촌 경제연구원의 한 조사에서도 무공해농산물 표시에 대해 소비자의 반수이상이 불신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공인검정제도가 시급한 것으로 시사된다.
유기농산물 생산자단체 혹은 공인기관 등의 철저한 심사와 함께 생산자의 주소 전화번호 등을 명기하고, 불가피하게 농약을 사용한 작물에 대해서는 농약명칭과 사용횟수·사용목적 등과 재배관리를 요약하여 표시하는 등 상품보증서를 첨부, 신뢰성을 구축해 나가야 될 것이다.
유기농업은 특히 한국가톨릭농민회가 90년 제20차 대의원대회를 통해 생명운동·공동체운동의 출발을 선언하고, ‘생명의 농업’을 구현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임으로써 전국 각지의 신자농가와 농촌공소 등지에서 그 실천운동이 점차 확산, 심화돼 가고 있다.
또한 안동·전주교구서는 각각 사목국·농민사목위원회가 교구농민회·지역농민단체 등과 연대, 반생명적인 삶의 현실을 직시, 생명의 소중함을 자각하고 더불어 사는 삶의 구현을 위한 신앙실천운동으로 유기농업의 확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함께 유기농업환경연구회·자연농업중앙회·농촌경제연구원·한국원예기술정보센터 등 사회단체서도 유기농업의 기술개발과 보급확산을 위해 계몽 및 연구활동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기농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품목의 다양화와 기술개발에 힘써야 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더욱이 농산물 수입개방화의 파도 속에서 우리농산물 먹기 운동의 차원에서 정부당국·관련단체 등지서 이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함께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토양의 풍요로움은 인간의 생명·건강과 밀접하다는 범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고, 생명을 가꾸고 지키는 자부심과 충정에서 유기농업이 확산되어질 때 그 밝은 전망을 엿볼 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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