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부모님을 찾아갈 때 빈손으로 가는 사람이 없듯이 하느님 나라에 갈 때도 빈손으로 갈수는 없지 않습니까”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하느님 나라에 가게 될 날을 기다리며 하루 일과를 온전히 하느님께 봉헌하며 살아가는 이선녀(엘리사벳·65)씨.
인천 산곡2동본당 신자인 이씨는 공로 없이 하늘나라로 있을 수 없음을 강조하고 하루의 삶이 그분께 드릴 아름다운 선물이 돌 수 있도록 온갖 정성을 다해 하루하루를 빚어 나간다.
새벽4시, 어김없는 성무일도를 시작으로 하루를 열어가는 이씨는 매일 4시간가량을 기도시간으로 할애하고 그 기도하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생각하고 행하고 마무리를 지어간다.
19세에 결혼, 25세 되던 피난 시절에 남편과 헤어지는 아픔을 겪고 혼자서 온갖 풍상을 다 헤쳐 가며 살아온 이씨에게는 신앙만이 희망이었고 기도만이 곧 삶의 전부였다.
가장 어려웠던 시절인 55년 3월에 세 아들과 함께 영세를 하고 재속 프란치스꼬 형제회에 중신서원을 했던 이씨는 수도자와 같은 삶으로 살아오면서 주위로부터 ‘길을 걷는 마리아’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내가 그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늘 생각하며 살아간다”는 이씨는 우술라회·기사회·꽃동네회·나자렛성가회·교도소 후원회 등 14개 단체에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으며 노력봉사와 후원회비 납부 등을 통해 그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있다.
이렇게 많은 이씨의 활동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거동이 불편해 성당에 나올 수 없는 노인들이나 거동 불편자를 찾아가 교리를 가르치고 영세를 시키는 일이다. 80세 되는 노인부부를 비롯한 많은 노인들을 일주일에 한번씩 6개월 또는 1년간을 어김없이 방문, 영세까지 시키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가정을 방문하게 되면 노인들은 기억력이 없어 “다 잊어 버렸다”는 말이 인사로 변하고 말지만 교리를 하나씩 깨우쳐 갈 때 하느님의 생명을 전하는 참 행복을 얻기도 한다.
본당에서는 또 반장과 레지오 활동 등을 하고 있는 이씨는 레지오 단원으로 가입 후 12년간 한 번도 빠짐없이 참석하는 등 신자들로부터 보이지 않는 모범신자의 표징으로 지칭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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