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여러 나라에서도 80년대를 전후하여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농가와 함께 유기농산물의 유통량이 급증하기 시작했고 점차 현저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유럽지역에서는 EC(유럽공동체)가 1985년 생산성 향상을 주안점으로 오랫동안 실시되어 온 종래의 공동농업전책을 버리고 환경보전과 먹거리의 안전성 확보에 중점을 둔 ‘신공통농업정책’을 설정함으로써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신공통농업정책은 과잉생산의 방지·자연환경의 보전·농산물의 안전성 향상 등 주요목적을 표방, 식량 증산 중심으로부터 자연환경의 보전과 생산물의 안전성을 중시하는 농정(農政)을 천명했다.

이에 따라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이미 유기농산물의 공급 및 판매에 관한 다양한 방법이 개척되어 있으며 수요량이 공급량을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이들 지역에서는 각국 생산자단체의 자주적인 기준과 IFOAM(국제유기농업운동연맹)의 국제적 기준 등을 참고로 유기 농산물에 관한 공적기준을 책정하는 움직임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종래 경영규모와 생산비용의 면에서 다른 EC국가에 비해 유리한 조건을 바탕으로 곡물 등 식량증산에 중점을 둔 농정에 따라 유기농업에 대해 극히 냉담한 태도로 일관, 유기농업의 연구개발 등 참여도가 EC역내에서 가장 저조했던 영국이 80년대 후반 들어 유기농업을 농정의 기본정책으로 하는 것으로 자세를 전환했다.

영국은 농수산부 장관을 비롯 식량관계 각료회의를 가지고 영국의 기본농정을 식량증산 중심으로부터 자연환경의 보전과 생산물의 안전성을 중시하는 것을 최대목표로 한다고 공식 천명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70년대 후반 먹거리와 건강사이의 깊은 관계를 지적한 미국의회 상원특별위원회의 공식보고인 ‘맥거리번보고’가 발표된 것을 계기로 소비자들의 유기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높아지고, 유기농산물의 생산농가와 생산량이 급증하고 한다.

그 후 미국 농수산부는 3개년 가까이 걸쳐 유기농업에 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1980년 7월경 ‘유기농업에 관한 조사와 권고’를 발표, 미국 농가의 농법전환을 크게 부추겼다.

이 조사보고서가 발표되자 생산비의 오름과 지력의 현저한 감퇴 등으로 고민에 빠져있던 농가로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유기농업을 기본으로 하는 신동업시스템의 확립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농업관계자 사이에서 급속이 높아졌다.

이 같은 정세를 바탕으로 토양유실이 가장 현저한 주의 하나였던 오래곤주 출신 J. 위버하원 의원이 1982년 ‘유기농업법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이 법안은 1985년 ‘농업생산성법’이라는 명칭으로 가결됐다.

일본에서는 1971년 10월 ‘일본유기농업연구회’가 결성됨으로써 유기농업에 대한 연구와 관심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갔다.

일본의 유기농업은 처음에 음식물의 안전만을 위한 운동으로 시작됐으나, 20년이 지난 오늘날 공급과잉 등 지금까지 일본농업이 겪었던 비용압력·수입압력의 어려움 속에서 농가가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연구·추진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유기농업연구회가 발족된 후 전국 각지에서 생산농민들의 모임이 결성되고 있으며, 노동력의 공동 활용 등을 통한 공동영농 등 유기농업의 기술개발에 박자를 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재 도시에서도 전국에서 2백50여개 그룹의 소비자단체들도 결정, 생산농가와 직접 제휴를 통해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받고 있다.

또한 유기 농산물의 가격적인 측면에서 생산자의 희망가격이 존중됨으로써 농가의 생활을 보장해 주고 있다.

이상과 같이 유럽·미국·일본 등각 국에서도 유기농업은 농업의 장기안정화에 기여하고, 생존중시의 농정관·환경보전 등 ‘창조질서의 보존’이라는 대명분을 창출해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