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사회를 이끌어 갈 청소년 세대들이 사회 제문제들과 혼합되어 중병을 앓고있다. 입시위주、 성적위주의 학교교육이 낳은 비인간적 교육풍토、 물질 만능주의의 전도된 가치관으로 인해 꿈없이 자라는 청소년들、 전통적 가치의 가정이 흔들리면서 날로 늘어나는 비행 청소년들- 그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과연 사회와 가정、 그리고 학교와 교회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청소년 문제를 이대로 둘 수는 없다. 그들이 병들면 이 사회 또한 다시 일어설 수 없기 때문이다. 올바른 청소년관 정립과 그들이 바르게 설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본보는 90년 새기획으로 4회에 걸쳐「청소년과 한국사회」「청소년과 가정、 비행청소년문제」「청소년과 학교교육」「청소년과 교회역할」등을 게재、 청소년 문제를 심층적으로 점검해 보기로한다.
<편집자註>
미래사회를 이끌어 갈 청소년의 문제가 사회 일각에서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것이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정부는 정부대로、 사회는 사회대로、 학교는 학교대로 가정은 가정대로、 교회는 교회대로 저마다의 문제를 감지하고 있으면서도 청소년 문제를 뚜렷이 해결하지 못하고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사춘기와 더불어 시작되는 청소년기는 정신적、 육체적 성숙의 중간이다. 물이 오른 나무처럼 지식과 사랑과 꿈과 이상에 목말라하는 청소년들이지만 우리 사회의 그릇된 토양은 그들에게 이상적인 성장의 기회를 제대로 제공해 주지 못하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고 전인교육에 앞장서야 할 학교 교육은 날로 치열해지는 입시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성적중심、 입시중심으로 치달아 개인의 개성과 이상은 묵살되고 만다. 그들이 대학진학만이 교육의 최대 목표인양 가르치고 또 가르치는 학교에서 지쳐 돌아가는 가정에서는 어떠한가?
대개의 부모들이 자녀들의 인격적 성장보다는 성적관리에 급급한 편. 그저 공부만을 강요하는 부모에게서 진정한 대화를 통한 자녀교육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 또한 성적 중심의 교육풍토 속에서 부모들의 교육적 가치관이 정립되지 못한 현실의 아픔이기도 하다.
오늘날 날로 늘어나고 있는 문제 청소년들-학생 청소년들의 학원내외의 폭력과 비행과 범죄교육현장에서 소외되고 있는 근로 청소년들의 아픔、 가출 청소년과 떠돌이 청소년 문제、 재수생 문제、 농어촌 청소년문제 등등 누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으며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교회도 사회도 가정도 모두 발벗고 나서서 이들의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 나가야 할 때이다. 나중으로 미룰 수는 없다. 바로 청소년의 위기는 국가의 위기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건전한 청소년 문화를 육성해야 하며 청소년들이 마음놓고 뛰놀고 자랄 수 있는 사회적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87년 12월 28일 발표된 청소년 육성법을 보면 청소년을 9세부터 24세까지로 규정하고 있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청소년이라 함은「틴에이저」라 부를수 있는 13~19세까지의 중고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들 틴 에이저의 올바른 가치관 정립을 위해 사회에서는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는가?
서울시내에는 청소년회관이라 지칭할수 있는 곳이 각 지역별로 20여개가 있다. 이중 서울시에서 직접 혹은 위탁 운영하는 곳이 10여개이며 나머지는 각 종교단체 및 사회단체에서 운영하는 것이다.
서울시의 직영 청소년 회관은 남영동「청소년 사업관」을 비롯「동부 근로자 청소년회관」「영등포 남부근로자회관」「수표동 청소년회관」등이 있으며 위탁운영으로는「보라매 청소년회관」(가톨릭)「목동 청소년회관」(조계종 비구니회)「경회궁회관」과「문래동 청소년회관」(YMCA) 이 있다.
서울시로부터 위탁받아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가 운영하고 있는 보라매 청소년회관은 86년 12월 2일 개관한 이래 지역사회 청소년 문화 창달에 크게 이바지 해오고 있다.
개관당시 구로 ㆍ 동작 ㆍ 관악구의 청소년은 70만명선이 있고 그들에게 공부방의 역할은 물론 건전한 문화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학업청소년을 주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보라매 청소년회관은 2천 5백석의 독서실 운영을 비롯 동아리 모임으로 독서모임 ㆍ 연극 ㆍ 놀이패 ㆍ 놀이모임 토론그룹 등을、 취미교실로 기타 지점토 꽃꽂이 등을 하고 있으며、 개방 프로그램으로 음악감상 비디오 영화 감상 등을 개최하는 등 청소년들의 나눔터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청소년 교육이 학교생활을 중심으로 엮어지고 있어 지역중심의 프로그램 운영이 벽에 부딪힐 때가 많다. 상설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무엇보다 입시경쟁에서 뒤질수 없는 학생들이기 때문에 프로그램이 활성화 되는 때는 겨울과 여름방학 뿐이다.
특히 각 청소년 회관의 이용이 저조한 이유 중의 하나가 이들 시설에 대한 부모들의 보수적 시각때문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청소년들을 가정과 학교로만 연결시켜 학업에 치중하기를 바라면서 그룹활동 등을「쓸데없는 일」이라고 간주한다. 청소년회관 같은 작은 공간에서 조차 그곳의 주인공들이 떳떳이 설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사실 고등학생이면 마땅히 대학을 진학해야하며 고등학교 생활도 대학 입시를 위한 준비과정으로 치부되는 상황하에서는 문화활동 ㆍ 여가선용이 제한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 할 것이다.
보라매 청소년회관 교육담당 정찬희 (아벨) 선생은『현행 입시제도가 개선되지 않는 한 청소년 문제는 벽에 부딪힐 것』이라고 전제한 후『청소년 회관들이 제 몫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이들 단체들이 대부분 재정적으로 영세하기 때문』이라면서『바람직한 청소년 지도와 개선책 마련、 회관들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이들 단체들간의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부분 사회사업을 전공한 이들이 청소년을 지도하고 상담하고 있는 관계로 사회사업적 시선으로 청소년 문제에 접근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건전한 정신으로 건전한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람직한 청소년 육성을 위해 법률상으로도 청소년육성지방위원회가 시 ㆍ 도 ㆍ 군까지 구성돼 있으나 실질적인 효과는 기대치에 못미치고 있다.
정부에서도 체육부를 통한 청소년 전담기구를 설치할 계획이지만 현실적으로 청소년의 범주에 따라 관장 부서가 다르기 때문에 통합 관리는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로 학업청소년들은 문교부에서、 농어촌 청소년 ㆍ 근로청소년들은 노동부와 내무부에서、 비행청소년들은 법무부에서 각각 관장하고 있다.
이들 관계부서가 어떠한 유관관계를 맺고 대처하느냐에 따라 청소년의 미래도 밝아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기성세대들도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 뿌리 박고 있는 전통적 가치관-예의범절、 경로효친사상 등 기존가치들을 서구사상에 많이 젖어든 청소년들의 가치와 잘 접목시켜 보다 미래 지향적인 청소년 교육대책 마련에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