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가정에서 문제아가 생긴다고 한다. 가족간의 결속력 약화 및 가치관의 혼돈으로 인해 탈선과 비행에 빠져 드는 청소년들을 이름하며 「비행 청소년」이라 부른다.
퇴폐문화와 향락산업에 오염된 사회환경은 여과되지 않은채 청소년들에게 흘러가고 있으며 갈 곳을 잃은 청소년들이 이에 쉽게 젖어들면서 범죄화를 가속시켜 심각한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7ㆍ7%가 대마초를 피운 경험이 있으며 중독성이 강한 코가인 등 마약과 히로뽕 복용 청소년도 2ㆍ6~7%에 이른다는 충격적인 보고가 나왔다.
지난해 체육부가 주도해 조사한 청소년들의 약물복용 조사보고서는 12~20세의 전국 초중ㆍ고학생 2천 7백 24명, 근로청소년 5백 1명, 소년원 등에 있는 비행청소년 9백 7명 등 모두 4천 1백 2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는데 조사대상자의 생활수준은 70% 이상이 중류에다 부모가 있어 청소년의 약물남용이 결손 가정뿐 아니라 정상가정에서도 빈번히 행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경종을 울리고 있다.
가정은 청소년이 태어나고 성장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것을 배우는 제1의 사회이며 교육기관이다.
언제부터인가 이러한 가정이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잘못된 사회제도를 그대로 답습, 청소년들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부담스러운 곳이 돼버렸다.
그들은 성적위주ㆍ입시위주의 학교교육에서 받는 압박과 사회의 각종 병폐에서 오는 혼란을 가정안에서 해결하기를 원하고 있으나 현대의 가정은 그들의 소망을 외면한 채 불합리한 사회문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특히 오늘날 청소년문제는 현대사회의 특성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있는데 이는 곧 급격한 경제성장에 따른 경제적 성취일변도의 가치관 및 기치규범의 혼란, 청소년기의 조속화 및 연장화, 농촌 청소년의 이농으로 인한 도시 집중화, 세대간의 갈등, 매스컴에 의한 대중 문화의 보급이 청소년의 가치관과 인격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제가정ㆍ결손가정 뿐만 아니라 단란하고 행복하게만 보이는 가정의 청소년들에게까지 비행청소년의 양적 팽창이 늘어가고 있으나 사회적 수용능력은 한계에 달하고 있으며 이들의 교정을 위한 프로그램 또한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경찰은 죄를 지은 청소년들을 사법적으로 처리해 구치소와 감별소에 수용, 비인간적으로 대우하기 일쑤이다. 강제적 폐쇄적 수용방법은 자신의 잘못을 깊이 깨닫고 반성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보다 「억울하다」는 감정을 앞세우게 하고 반발심리로 범죄의 악순환을 되풀이 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비행청소년들을 단죄하기에 앞서 이해와 관심을 갖고 인간본연의 고통문제로 그들의 아픔에 접근할때 해결방안도 한층 쉬워질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 문제는 단순히 그들만의 문제일 수 없다. 근본적으로 입시에 따른 성적위주의 학교교육 그리고 결속력을 잃어버린 가정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사회문제로 강력히 대두되고 있는 청소년문제에 접근할 실마리를 찾기는 어렵다.
최선의 방법은 가정이 가정다움을 회복하는 것이다. 부모가 잘못된 사회제도에 휘말리지 않고 올바른 교육관과 인생관을 가지고 자녀들을 이끌어준다면 자녀들은 자신의 몫을 더욱 확고히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남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의 사고방식이 기성세대의 생활에서 뿐아니라 자녀들의 교육에까지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자녀들의 능력과 적성은 무시한채 남의 자녀가 일류대학에 가니까 나의 자식도 그곳에 가기를 원하고, 남들이 과외를 시키니까 그것을 또한 강요하기만 한다.
이러한 것들이 청소년들에게 크나큰 부담이 되고 그것은 점차 그들을 가정 밖으로 밀려나게 만드는 크나큰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이미 가정은 그들의 따뜻한 보금자리가 될 수 없다.
『학교가 싫고, 가정이 싫어서 탈선하고 처벌을 받은 아이가 청소년 복지관의 교육을 통해서 새로워지고 자신의 가능성을 깨닫는다면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는 적십자가 청소년복지관 교무 주임 이영일씨는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이곳에서의 교육은 성적위주가 아닌 인간교육을 하는 것이기에 아이들도 능동적으로 참여하며 비행청소년들의 교육인 푸른교실의 수료율이 90%를 넘고 있다』고 밝혔다.
비록 학교성적은 조금 뒤떨어져 대학에 갈 수는 없지만 가정 안에서 그것이 인정되고 받아들여진다면 청소년들은 편안해 질 수 있고 비로소 가정에서 자신의 위상을 정립하고 나아가 사회의 역군으로 훌륭히 제 몫을 수행할 수 있는 자질과 소양을 쌓게되는 것이다.
그러자면 먼저 부모들의 의식부터 개선돼야 한다. 세태에 야합하지 않고 진실로 자녀들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껴안고 사회제도에 구애받지 않고 소신껏 자녀를 키워나가는 부모가 많아질 때 청소년 문제가 확실히 줄어질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청소년 스스로가 문제를 직시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키울수 있는 교육풍토가 조성돼야 하며 이에 앞서 범죄예방과 선도의 근본적인 핵은 가정에서부터라는 점을 깊이 인식, 부모들이 문제해결에 앞장서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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