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빈민들과 함께하는 삶을 가장 소중한 것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한창의 젊음을 도시빈민들에 대한 관심과 문제해결을 위해 일하고 있는 박병구(안드레아ㆍ31)씨는 이같이 도시빈민에 대한 자신의 애정을 말하면서 『올바른 인간성 회복이 가난을 극복하는 지름길』 이라고 그간의 경험을 통해 얻은 가난 극복에 대한 대책도 알려 준다.
현재 천주교 도시빈민 회원이자 도시빈민연구소에서 빈민 현장의 제문제점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박씨는 같은 계통의 사람들에게 도시빈민 현장운동가로 꽤 많이 알려져있는 인물이다.
박씨가 도시빈민들의 애환에 눈을 뜨고 이들과 함께 하게 된 것은 84년 목동 재개발사업 때부터였다.
당시 가톨릭대학 신학부 비성직자 지망인 일반학생으로 군제대 후 복학을 기다리던 박씨는 폭넓은 사회경험의 필요성을 느껴 목동본당에서 활동하다가 목동 철거현장과 맞부딪치게 된 것이다.
장차 신학부를 졸업하고 수도회에 입회할 생각을 갖고 있던 박씨는 이곳에서 재개발이란 이름하에 도시빈민들이 당하는 불이익을 목격, 새로운 출발을 결심하게 된다. 개발이익에서 소외당하고 대책없이 삶의 터전에서 철거당하는 도시빈민들의 처절한 삶의 현장은 그에게 전혀 다른 인생의 전환점을 제시해 준셈이 됐다.
박씨는 이때부터 도시빈민지역에 방을 얻어 도시빈민들의 회노애락에 동참, 도시빈민들의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기위해 노력해왔다.
박씨는 재개발지역에서 나타나는 사목자의 한계성에 대해 아주 명확한 지적을 해준다.
대표적인 것으로 재개발 지역의 본당 사목자의 경우 사목자가 도시빈민들에 대한 관심을 갖고 이들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수립하고 싶어도 그렇게 하지못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었다고 한다.
그것은 본당 신자들중 재개발에 따른 이해도와 이익문제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본당사목자가 쉽게 철거민에게 관심을 집중시킬 경우 많은 갈등이 초래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제가 여러 빈민지역에서 관할한 바에 따르면 본당사제와 수녀가 재개발지역 세입자들의 권리와
인권을 옹호했을 때 본당내 많은 이들이 심하게 불평하는 것을 보았다』고 박씨는 얘기해 준다.
박씨는 이 같은 자신의 경험을 들어 전담사목자가 아닌 본당사목자는 자신이 직접 현장을 뛰기보다는 현장에서 활동하는 평신도 양성에 주력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제안을 한다.
박씨는 여러 도시빈민지역을 돌아다닌다. 또 이들과 함께 이들의 문제에 고민한다. 그리고 도시빈민들이 서로 연대할 수 있도록 의식을 일깨워준다.
『가끔 아는 사람들로부터 이런 삶에 대해 비판을 듣기도 하지만 별로 와닿지 않는다』는 박씨는『도심빈민은 사회구조적인 문제임으로 국가ㆍ사회ㆍ이웃 그리고 교회가 함께 해결해 나가야할 과제』라고 강조한다.
박씨는『도시빈민들이 스스로의 열등감에서 벗어나 같은 처지의 이웃과 조직을 만들어 활동해 나갈때까지의 변화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가장 기쁘다』며『타계층의 사람들 특히 신자들이 도시빈민이 우리의 이웃이며 이들의 애환에 동참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한다.
아울러『요즘 빈민지역을 다니다 보면 가난한 이들이 성당에 나가기를 꺼려하는 것을 많이 본다』는 박씨는『이것은 교회안에 이들이 수용될 자리가 없다는 소외감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며『구역반장 및 사목위원 등을 중심으로 빈민현장체험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본당내 계층간의 융화작업을 시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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