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사회는 비행·탈선 청소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또 이같은 청소년 문제는 그 원인이 단순히 교육환경 여건에 대한 불만이나 향락문화에 대한 동경과 같은 것에서 보다 가정의 문제에서 부터 시작되고 있는 경우가 많아 더욱 골치거리가 되고 있다.
특히 결손가정에 처해지거나 가정이 위락지역 안에 놓여져 근본적으로 올바른 성장을 기대키 어려운 청소년들이 많지만 이들에 대한 대책이 거의 없고 이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함께 하려는 이들도 드물다는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은총의 집」. 세상에 태어난지 불과 3년 밖에 안됐지만 이집은 불우 청소년들에게는 세상에서 자신들을 감싸주는 드문 곳들 중의 하나로 또 없어서는 안될 보금자리도 변해가고 있는 곳이다.
지난 87년 청소년 복지시설에 종사했던 경험자 6명이 가정을 잃어버린 청소년에게 가정을 되찾아주자는 취지로 서울 보문동에 첫 가정을 열었던 이「은총의 집」은 현재 정릉 3동·4동에도 집을 개설해 3가정을 이루고 있다.
설립 취지에서 알 수 있듯이「은총의 집」은 단순히 불우청소년들을 수용하는 복지시설이 아니다. 이집은 하나의 가정공동체로서 일반 가정과 다름 없는 생활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한 가정에 10여명씩 모두 30여명의 가족이 살고 있는 이「은총의 집」에는 식구가 많음에도 불구, 일반 가정과 같은 분위기를 띠고 있다.
이 집의 가족 구성원들은 모두 소녀들인데, 모두 나름대로의 척박한 인생여정을 거쳐온 이들이다.
윤락가에 집이 있었던 소녀가 있는가 하면, 부모가 가출해 홀로 남게된 이들도 있고, 남의 집살이를 하다 온 소녀도 있다.
이 집은 이렇게 가정을 잃고 떠돌며 살아온 소녀들이 모여 새 삶의 꿈을 키우는 가정공동체이다.
각 가정마다 특색이 있듯 이「은총의 집」도 독특한 특징과 분위기, 그리고 지향점을 갖고 있다.
「은총의 집」식구들은 자신들이 어렵게 생활해왔고 또 그만큼 자신들이 세상으로부터 받은 상처가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집 식구들은 서로가 개방적인 삶, 긍정적인 시각을 가질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이 집식구들 모두 사랑과 자립심을 키우는데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기 때문에 모든 가사노동을 서로가 분담해서 하곤 한다.
「은총의 집」은 이런 특색 외에 다른 일반 가정에서 하지 못하는「삶의 교육」방식을 도입, 특이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 집에서는 매일 저녁 온 가족이 모여 기도하는 시간을 통해 자신의 하루생활을 가족들에게 나누고 매주 한번씩은 이 집을 개설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루한 신부(예수회)의 방문미사와 더불어 복음나누기 시간을 갖는다.
또 매월 한번씩 세 가정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사회의 전반적인 구조에 대한 강의와 토론시간을 가짐으로써 가족들이 사회에 대한 올바른 시각과 실천할 수 있는 힘을 배양해주고 있다.
실례로 이 집 가족들은 얼마전 공해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강의를 듣고, 토론을 한 후 스스로 합성세제 대신 밀가루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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