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의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오히려 자기보다 형편이 더 어려워 배우지 못한 청소년들을 위해 야학의 터를 마련하고자 젊음을 불태우고 있는 박선희(30세·알렉산델)씨.
야학을 통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박선희씨는 자신에게 배움의 갈증을 풀어준 모교야학의 학생들을 위해 동창회를 조직하는 등 그들을 후원하는데 열정을 바치고 있다.
“나름대로 주어진 삶을 열심히 살고 있을뿐”이라고 밝히면서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다”고 강조한 박씨는 지난 4월 14일 개업한 자신의 사무실 ‘성광부업연구소’ 홍보를 위한 팸플릿 배포에 여념이 없다.
이번에 문을 연 박씨의 사무실은 15년간 몸담아 오던 식당종업원 일을 청산하고 광섬유·수석사진·마블·와일드갈라·실내외간판 제작법을 강의, 원하는 수강생에게 부업을 알선해 주기위한 것이다.
변변한 교실조차 갖추지 못한 채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는 후배들을 생각할 때 하루빨리 많은 수강생을 모집, 사무실의 모습을 갖추어야만 하기 때문에 박선희씨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박선희씨가 야학과 인연을 맺은 것은 식당종업원시절 독학으로 고입검정고시를 마치고 대입검정고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시험준비를 하면서부터.
“난관을 뚫고 극기할 때 그만큼의 결과는 반드시 온다”는 믿음으로 생활해온 박씨는 “하루에 10시간 넘게 일을 하면서 서너시간 이상 잠을 자본적이 거의 없어 지금도 휴식과 잠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상격직후 박씨는 길거리에서 만두를 팔기도 했었는데 노점상 단속반에 걸려 하나밖에 없던 만두통이 여러 번 버려지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쓰라린 체험을 많이 갖고 있는 박씨는 후배 야학도들의 어려운 처지를 이해,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는 등 항상 힘이 돼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단지 가난 때문에 배우지 못하고 열악한 환경에서도 꿈을 키워나가는 후배들을 바라볼 때 고마움마저 느낀다”는 박씨는 “배금사상이 팽배한 이 시대에 누구하나 돌봐주는 사람 없어도 꿋꿋하게 자신의 삶을 펼쳐나가려 애쓰는 그들의 모습은 누가 뭐라해도 세상을 밝혀나가는 참 빛”이라고 역설했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 모든 것을 주님께 의탁하고 시작하는 박씨는 부업연구소를 열면서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고아원을 물색, 5월부터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원아들에게 사랑을 전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박씨는 “개인의 명예나 사회적인 체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적선보다는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사소한 관심이 큰 힘이 된다”고 지적하면서 “신앙 역시 생활로 이어질 때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감변한다.
또한 박씨는 “이웃을 위한 나눔은 몇몇 사람들에게 제한된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좀 더 관심을 갖고 접근할 때 이 사회는 풍요로워질 수 있다”면서 신앙인들의 무관심을 아쉬워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