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는 독자 여러분의 양서선택에 보탬이 되고자 이번호부터 각계 저명인사에게 듣는「내가 감명깊게 읽은 책」코너를 마련합니다. 많은 애독바랍니다.
일본의 의사이며 소설가였던 저자 나가이 다까시 박사의 자서전이나 다름없는 이 책을 내가 처음 읽은 것은 의과대학 예과시절이다. 이때는 내가 독일의 한스 카롯사나 영국의 A. J. 크로닌 같은 의사 소설가들에게 거의 편견같은 애정을 가지고 이들의 글을 섭렵하던 시절이었으므로 이들과 똑같은 의사소설가인 나가이 다까시의 글을 일단 아무런 여과없이도 좋아하게 되었던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의 다른 소설「나가사끼의 종」이나 여러권의 수상집을 읽으면서 나는 나가이 박사를 다른 누구보다 더 깊이 존경하고 좋아한다는 것을 발견할 수가 있었다.
이즈음、예의「영원한 것을」이라는 소설은 그것이 나가이 박사 자신의 삶 그대로라는 사실 때문에도 나를 더욱 감동시킬수 밖에 없었다.
만주사변이 있기 직전인 1930년대초、나가사끼 의과대학생이던 주인공 류우끼찌가 시골 개업의인 아버지의 전보를 받고 잠시 귀향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하는 이 소설은 2차 대전이 끝나는 해인 1945년 8월 9일 나가사끼에 원자폭탄이 떨어지면서 모든 것이 재로 변하고마는 장면에서 끝이 난다.
이 사이 주인공 류우끼찌가 겪는 사랑과 전쟁、그리고 방사선과 의사로서의 연구와 진료、그 속에서 경험하는 좌절과 보람의 꼬리를 물고 전개되는 이 소설은 읽는 이에게 손에 땀을 쥐게하는 긴장과 진한 감동도 주지만 사랑하는 부인 하루꼬마저 잃은 주인공 류우끼찌가 이 세상 모든 것이 결국은 한 순간의 꿈인 것을 깨닫고 영원히 변치 않는 하느님 나라와 그 말씀에 사는 신앙생활의 가치를 역설하는 귀절귀절에서는 흠뻑 느끼게하는 그런 소설인 것이다.
나가이 박사의 류우끼찌적 인간애와 신앙으로 내가 항상 도달해야할 목표이지만 그것이 늘 너무 높고 깊기만 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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