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유일한 아버지이며 천지의 창조주 하느님、사람이 되셨으며 죽고 부활한 하느님의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생명을 주시는 주님 성령을 믿나이다』. 우주 만물의 창조주이신 아버지、구세주이신 아들、생명를 주시는 영、이 셋 안에서 유일한 분이신 하느님에 대한 신앙고백은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이다. 그것은 유일신 신앙을 다같이 공유하면서도 그리스도교를 유다교 및 이슬람교로부터 구분해주는 고유한 내용으로서 그리스도인의 삶을 특징지워주는 고유성이다. 그리스도인은 아버지이신 성부를 믿고、그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성부와 성자로부터 주어진 성령을 믿는 자이며 성부와 성자와 성령에 의해 구원된 자이다.
삼위일체란 「일체」와 「삼위」로 구성된 용어이다. 한 신적 실체와 세위격을 가리키는 말이다. 하느님의 본질、본성 또는 실체가 단 하나이고 나누어질 수 없으므로 하느님은 유일하시다. 그런데 하느님 안에는 아버지ㆍ아들ㆍ영으로 지칭되는 세 자립적 (自立的) 존재가 있다. 하느님의 영원한 생명를 가진한 한 본성이 아버지ㆍ아들ㆍ영이란 말로 표현되는 세 자립 존재 안에 전적으로 내재한다. 하느님의 생명이 온전히 충만하므로 하느님의 유일한 본성이 세가지의 자립존재를 가질 수 있다. 본성이 하나이므로 일체 (一體)이고 그 안에 세 자립 존재가 내재하므로 삼위(三位)이고 또한 따라서 삼위일체이시다.
◆한 분 하느님
삼위일체 교리의 출발점은 한 분 하느님에 대한 신앙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을 구별하여 하느님으로 고백한 동시에 『하느님은 한 분이시다』라는 이스라엘의 근본 신앙을 수용한다:『이스라엘아、들으라 우리의 하느님은 야훼시다. 야훼 한 분뿐이시다』(신명6、4)하느님이 유일하시다는 신앙고백은 신약성서 안에서도 명시되어 있다:『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첫째가는 계명은 이것이다.「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의 하느님이신 주님을 유일한 주님이시다」(마르12、29~30) 『영원한 생명은 곧 참되시고 오직 한분이신 하느님 아버지를 알고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다』(요한17、3) 『우리에게는 아버지가 되시는 하느님 한 분이 계실 뿐이다. 그분은 만물을 창조하신 분이며 우리는 그분을 위해서 있다』(1고린8、6)
하느님의 유일성을 표현하기 위하여 교회는 한 실체、한 본성、한 본질이라는 개념들을 채택하였다. 하느님은 본질에 있어서 유일하시다. 하느님에 있어서 본질에 관한 것은 유일하다. 하느님은 한 분이시고 물질세계를 포함한 만물의 유일한 원천이시다. 그분은 살아계시고 영원한 하느님이시며、세상 존재의 비인격적인 근거가 아니라 모든 구원의 자유롭고 주권적인 원천이시다.
◆세 가지 모습?
하느님의 유일성을 절대적 단일성으로 이해할(유주론:唯主論) 때에 종속론 (從屬論)과 양태론(樣態論)이라는 이단이 생겨난다. 종속론에 의하면 하느님은 가장 높은 실체로서 모든 존재자들의 근거이지만 나누어질 수 없는 단일성으로 인하여 전달될 수 없다. 하느님과 피조물들이 통교를 위하여 한 분 하느님을 전달할 수 있는 중간 존재 곧 그리스도가 필요하다. 그리스도는 한분 하느님의 최초의 피조물로서 다른 피조물에 대하여 모범이 되지만 한분 하느님 밑에 있는 하급 신(神)이다. 성령 역시 천사와 같은 유형의 사이 존재이며 그리스도의 시종에 불과하다. 그리스도는 하느님에게 성령은 그리스도에게 종속되어 있는 중간 존재로서 하느님과 절대로 동등하지 않다.
양태론에 의하면 하느님은 단 한분으로서 계시와 구원의 역사에 있어서 세가지 양태를 취한다. 하는님을 성부의 양태(모습) 안에서 창조주로、성자의 양태 안에서 성화주(聖化主)로 나타난다. 성부、성자、성령은 한 분 하느님이 구원을 펼치시는 세가지 방식 또는 양식이다. 본질적인 것은 단 한 분 하느님이고 성부ㆍ성자ㆍ성령은 한 분 하느님의 세가지 모습일 뿐이다.
◆세 위격 안의 한 본질
세 신(神)을 가정하는 삼신론 및 하느님의 절대적 유일성과 초월성을 보존하려는 종속론과 양태론을 거스려 교회는 하느님에게 오직 하나의 본질밖에 없으나 서로 구별되는 세 위의 개별적 자립존재가 있다는 것을 명백히 하였다. 하나의 신적 본질이 세 위격 안에 있다. 이 단어는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가?
삼위일체론은 구원사건의 역사적 체험을 이해하려는 노력에서 생겨난 것이므로 그리스도의 구원사건에 대한 고백으로서 형성되었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일어난 구원사건에 있어서 하느님이 하나되심을 고백하려 한다. 그리스도는 성자로서의 하느님이시다. 만일 그분이 성자로서의 하느님이 아니고 단순히 한 인간이거나 신과 인간 사이의「중간존재」라면 그분안에서 발생한 사건이 아닐 것이다.『그리스도의 인성 안에는 하느님의 완전한 신성이 깃들어 있으므로』 (골로2、9) 그리스도의 사건은 하느님 자신의 사건이었다. 따라서 이 사건은 참 구원의 사건이었다.
교회는 그리스도 안에 발행한 구원의 사건 속에서 성령의 활동을 보았고 또 성령이 교회 및 그리스도인들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일어나는 구원의 사건들이 하느님 자신의 행위이므로 참 구원의 사건이 되는 것이다.
삼위일체론은 그리스도와 성령의 신성을 고백함으로써 그분들 안에서 발생한 구원의 사건에 있어서 하느님이 하나되시고 또한 따라서 하느님 자신의 구원사건으로 고백하려는 것이다. 참 하느님은 성부성자、성령 뒤에 숨어있는 어떤 존재가 아니라 성부、성자、성령으로 계시고 활동하시며、또한 따라서 그분들의 모든 활동은 하느님 자신의 행위임을 나타내고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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