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산성지, 김성우 안토니오 성인 순교 178주년 현양미사 봉헌
“어디서나 ‘천주교인’ 고백하던 믿음 본받자”
…1800여 명 참례
순교자 9위 묻혀있지만
개발로 성지 모습 거의 사라져
순교체득관 등 건립 계획
‘김성우 안토니오 성인 순교 178주년 현양미사’ 가 4월 28일 구산성지 큰 정원에서 봉헌되고 있다.
“나는 천주교인이오, 살아도 천주교인으로 살고, 죽어도 천주교인으로 죽고자 할 따름이오.”
절절한 마지막 신앙고백을 남기고 순교한 김성우 안토니오 성인의 순교 178주년 현양미사가 4월 28일 오전 11시 하남 구산성지 대정원에서 봉헌됐다.
교구장 이용훈 주교 주례로 봉헌한 이날 미사는 하남·양평지구 사제단이 공동 집전했으며, 김상호(스테파노) 하남시장 등 내·외빈 및 하남·양평지구 신자, 성지순례자 등 1800여 명이 참례했다.
이용훈 주교는 미사 강론을 통해 “김성우 성인은 평생을 오직 주님의 영광만을 위해 사셨고 끝내 하나밖에 없는 목숨까지 바치신 분이므로 그 분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큰 은총을 받는 일이 된다”며 “여러분들도 삶 자체가 기도였던 김성우 성인과 순교자들의 모습을 본받고 언제, 어디서나 어떤 상황에서도 ‘나는 천주교인이요’라는 김성우 성인의 고백 속에 살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미사에 앞서 식전 행사에서는 묵주기도와 ‘고영민과 선교세상’의 찬양, 김성우 성인께 바치는 기도를 드렸으며, 미사 후 오후 2시부터는 성음악과 함께하는 성시간과 성체강복을 진행했다.
이날 현양미사를 참례한 이들에게는 전대사 은총이 주어졌다.
부유한 양반 가문 출신인 김성우 성인은 전 재산을 교회에 바치고 친척과 이웃을 입교시켜 구산을 교우촌으로 만들고, 파리외방전교회 성 나모방 신부를 자신의 집에 모시고 우리말과 조선의 풍습을 가르치기도 했다. 성인은 기해박해 때인 1841년, 47세의 나이로 순교했다.
구산성지(전담 정종득 신부)는 김성우 성인이 태어나 살다 순교 후 묻힌 곳으로, 이곳에는 김성우 성인의 가족 순교자와 교우촌 출신 순교자 등 9위의 무덤이 자리하고 있다. 이 가운데 김성우 성인의 동생인 하느님의 종 김덕심(아우구스티노), 김윤심(베드로 알칸타라)과 김성우 성인의 외아들 하느님의 종 김성희(암브로시오)에 대한 시복 조사가 진행 중이다.
성지는 200여 년 동안 교우촌이 있었던 곳이지만, 미사강변도시 개발로 인해 교우촌의 모습이 거의 사라지고 말았다. 이에 성지는 순교체득관 건립, 수원교회사연구소 재정비를 포함한 ‘신앙선조 영성마을’ 건립을 추진해 고귀한 신앙의 유산을 지켜나갈 계획이다.
※문의 031-792-8540 구산성지 www.gusansungji.or.kr
김현정 기자 sophia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