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집에서 학원비 주는것 가지고 고고장을 다니기 시작했어요. 번쩍거리는 싸이키 불빛, 침침한 조명과 시끄러운 음악은 잠시나마 나를 자유롭게 해주었고 또 그곳에서 사귄친구들은 내가 어떤 아이인지에 대해 관심조차 없었어요.
하루 놀만한 돈을 가지고 가면 그들은 나를 여왕 대우를 해주었고 난 그런 대접이 오히려 살맛이 날 지경이었어요. 그러니 난 점점 더 돈이 필요하게 됐고, 집에서 타내는 용돈, 학원비, 책값 정도로는 감당해낼수가 없었어요.
그날은 호주머니가 텅텅빈채 거리를 쏘다니고 있었습니다. 백화점의 휘황한 불빛, 잘 차려입고 다니는 미냥 행복해보이는 사람들, 진열장마다 그득한 값비싼 물건들, 나만 초라해 보이고 세상 모든것들이 온통 축제를 벌이고 있는것만 같았어요. 가슴이 울컥거림을 느끼며 눈을 돌렸을때 내 시선에 들어온것은 보석진 열장이었습니다.
한 중년부인이 바지를 고르고 있었고 주인이 이것저것 보석반지를 꺼내 놓고 설명하고 있었는데 갑짜기 묘한 흥분이 일어나 나는 천천히 다가가 목걸이들을 구경하기 시작했어요. 꽤 말쑥하고 단정하게 생긴 용모탓인지 주인은 내게도 스스럼없이 목걸이들을 꺼내 보였고 나는 짐짓 고르는 척을 했습니다.
장소가 백화점인 만큼 주위는 복잡했고 손님도 꽤 여럿이 있었거든요. 금목걸이 하나 훔치는것은 아주 쉬웠습니다. 10분후 나는 백화점을 나와 있었고 호주머니속으로 내것이 된 목걸이를 만지작 거리고 있었어요. 죄책감은 하나도 들지 않았고 오히려 손쉬운 돈벌이를 찾았다는 생각에 코노래까지 나올 정도였으니까요.
그후부터 나는 숱한 물건들에 손을 댔고 그렇게 마련한 유흥비로 완전히 방탕한 생활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잡힌다고 어쩔 수 없이 나도 석달만에 절도범으로 교도소신세를 지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조금도 후회하거나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놀라서 면회오신 엄마한때 다짜고짜로『모두가 엄마 탓이예요. 엄마때문에 내가 이렇게 된거라구요』하고 냉정하게 뱉어 내듯말하곤 돌아 왔십니다.
그렇게 하곤 어떻게 하면 빨리 나갈수 있을까를 궁리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그때 잔꾀를 낸것이 형기를 단축시켜 볼 심산으로 식음을 전폐하는 것이었습니다. 병이라도 생기면 병원에서 생활하려는 것이었어요. 그러니 출소후에 내 행동이 에전과 달라질리가 없죠. 나는 혼혈아, 재수생, 그리고 전과 3범이었습니다』
경화는 혼혈아로서 애정 결핍, 소외감, 열등감에서 이탈하기 시작하여 전과자로 까지 전락되었다. 그래서 나는「정신질환적 도벽증」이라는 말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면서 스스로 병명을 만들어 보고 ○○병원 어떤 간호사를 통해 정신과 전문의에게 확인해 본 결과 일치점을 찾게 되었다.
(계속)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