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원의 봉쇄 울안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기도와 노동으로 점철되는 일상을 그 안에 들어가본 일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도 어느정도 상상할 수 있다. 그러나 기도와 노동으로 얻어질 것으로 추정되는 개개인의 내적 자유와 그 과정은 감히 상상할 수 있는 성질이 못될것 같다. 그들은 어떻게 그 자유를 얻는가. 그들은 과연 자유로운가.
눈코 뜰새 없다고 할 수 밖에 없는 세속의 삶을 살아가면서「수도원 울안」을 동경한다거나 상상한다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거나 불가능한 일이다.
너나 없이 너무나 바쁘기만한、 그렇게 바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재간이 없는 현대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살아남기 위한 최소한의 요령을 가르쳐주는 책 한권도 읽을 틈이 없는 처지에서、 수도원생활과 같은「한가한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은 도무지 가능한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받드시 그런 것만도 아니어서、 나는 마치 기적처럼 이 책을「바쁘게」읽었다. 생활이 바쁘면 바쁠수록、 신앙이 가만적이면 기만적일수록、 진리로부터 멀리 도망가면 갈수록、 어느한 순간에 다가온 은총의 빛을 외면하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 우리들인지 모른다.
중요한 사실은 이 기록이 결코 한가한 이야기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너무나 치열하고 너무나 고통스러우며 너무가 인간적이어서 마치 죽음을 건 투쟁과도 같은 과정을 거쳐야만 하는「발견」의 이야기이다. 「발견」의 내용이 어떤 것이 었는지는、 어떤 것이 되는 지는 읽는 이마다 이해가 다를지는 모른다. 그 자신 이 학자·저술가·사제인 저자 헬리·뉴엔은 그리스도가 그의 삶의 중시에 자리잡지 못하게 하는 자신의 인간적인 여러 체험과 조건 문제들을 숨김없이 털어놓고 있다. 그같은 체험과 문제들은 모든「우리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뉴엔 신부의 7개월에 걸친 트라피스트수도원 체험은 그 자신의 표현대로「성공적이지 못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인간적인 문제들을 드러내놓고 탐색해간 그와 더불어 체험을 나눈 독자들에게는 매일 매일의 일기에서 은총의 기회를 만나게 됨을 확인할 수 있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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