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팔에 안겨 있는.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
포탄에 부서지고 탄흔으로 얼룩진 베이루트의 한 교회안에 피에타상이 서 있다.
최근 레바논에서 전투가 벌어졌다는 소식이 우리에게 전해졌다. 이 사진은 비단 레바논에서만이 아닌 이 지구 어디에서나 찍을 수 있는 사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직도 수많은 곳에서는 총을 쏘고 죽고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중동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에서도.
예를들면 수단에서는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피를 흘리며 박해에 시달리고 있으며, 소련 남부에서는 시민전쟁과같은 소요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콜롬비아ㆍ페루ㆍ필리핀ㆍ동부 티모르 등에서도.
동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희망적인 변화들 그리고 최근 남아프리카등지에서 좋은 조짐이 보인다고 하더라도 이 지구상에서 수많은 불의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잊어서도, 또 잊으려고 애써도 안될 것이다.
인류의 구원과 해방을 위해 죽으신 그리스도께서는 사람들이 박해받고, 굴욕당하고, 착취당하는 어느곳에서나 항상 십자가에 못박히게 되는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사람을 서로 받아 들아고, 짐을 진 사람들과 억눌린 사람들을 받아들일 때마다 또 낯선 이들을 받아들이고 그들에게 가장 깊숙히 자신을 숙일 때마다 가장 작은 형제ㆍ자매들속에서 그리스도를 만나게 될 것이며, 그분의 화해의 업적에 동참하게 될 것이다.
현재 우리 인류는 시대적 전환기에 처해 있을뿐 아니라 인류역사의 결정적 시기에 서 있기 때문에 사도바오로가 로마서에서 하신 말씀이 특별히 현실적으로 와닿는다.
『여러분의 몸을 죄에 내맡겨 불의의 도구가 되지않도록 하십시오. 여러분의 몸을 하느님께 맡겨 정의의 도구가 되게 하십시오』 (로마6, 12이하 참조).
이 귀절의 뜻은 우리의 모든 생각과 말과 행동이 이세상에 하느님나라를 건설하는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하느님은 인간들의 손 이외에는 다른 손을 원하시지 않는다. 하느님은 인간의 손을 필요로 하신다. 무엇을 요구하며 내미는 손이 아니라 나누어 주는 손을, 위협하는 손이 아니라 화해로 활짝 내민 손을, 때리는 손이 아니라 위로하고 치료하는 손을 필요로 하신다. 하느님께는 우리들의 손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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