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역동적 움직임
구원경륜에 있어서 한분이신 하느님은 성부ㆍ성자ㆍ성령으로 활동하신다. 성부로부터 파견된 성자는 강생 구속을 성취하셨고 성부와 성자로부터 파견된 성령은 성화를 실현하신다. 성자와 성령의 파견 그리고 이 파견들에서 연유되는 고유한 활동들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 서로 구별됨을 전제로한 것이다. 이 구별은 구원경륜을 위하여 하느님 안에서 일시적으로 발생된 것이 아니다. 하느님 자신에게 있어서 우연적인 것、부차적인 구별이 아니다. 한분 하느님 자신 안에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 구별되므로 구원경륜 안에서 서로 구별되시는 것이다. 셋이 한분 하느님이신데도 불구하고 구별되시는 까닭은 무엇인가? 기원 (起源)에 있어서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기원에 있어서의 구별을 제외하고는 셋은 동등한 한분 하느님이시다. 성자는 성부로부터 『나오시고』성령은 성부와 성자로부터 『나오시기』때문에 구별되신다. 성자와 성령이 각기 서로 다른 방식으로 「발출」(發出)하므로 셋은 구별되신다. 그렇지만 구별은 차별이 결코 아니다.
하느님이 인간의 구원을 위하여 외부를 향해 전개하시는 행위들은 즉 창조와 구속과 성화는 하느님 자신 안에서의 활동에 근거한 것이다. 하느님이 당신 자신의 내부안에서 역동적으로 활동하시므로 이 운동이 인간및 세상의 구원과 관련하여 역사 안에서 창조、구속、성화로 구체화된 것이다. 하느님 안에서는 생명이 활발히 움직인다.
하느님은 본질상 영원하고 충만한 생명 자체이므로 자신 안에 정체되어 있지 않고 활동하신다. 하느님의 내재적 생명안에 역동적 움직임이 있으므로 내면안에서의 생명 활동이 가능하다. 성자가 성부로부터、성령이 성부와 성자에게서 발출하므로 하느님의 내재적 생명안에서 역동적 활동이 일어난다.
◆두가지 발출
성자와 성령이 성부로부터 발출하신다:『예수께서 말씀하셨다.「내가 하느님에게서 나왔다」(요한 8、42):「나는 아버지께로부터 나왔다」』(요한 16、28):『아버지께로부터 나오시는 진리의 성령』(요한15、26). 성자와 성령의 발출은 각기 다르다. 성자는 「태어나는 방식」으로 발출하기 때문에 출생이라 불리운다. 성령은 성부와 성자로부터 나오신다:『내가 아버지께 구하면 다른 협조자 성령을 보내주실 것이다』(요한14、16:15、26). 성령의 발출은 성부와 성자로부터「내 쉬어진 숨」으로 발출하는 것이기 때문에「유출」(流出)이라 불리운다. 성령이 성서에서 바람 또는 숨으로 표상되어 있기 때문이다:부활하신 그리스도가 『숨을 내쉬시며「성령을 받아라」하고 말씀하셨다』(요한 20、22).
성자의 출생과 성령의 유출、이 생명발출들은 창조와 전혀 다르다. 창조되지 아니함과 신성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에게 공통된 것이다.
성부의 특성은 태어나지 않음、성자의 특성은 태어남、성령의 특징은 유출됨이다. 성부는 성자와 성령의 원천이고 신성의 근원이시다. 성부는 성자를 영원히 낳고 성령을 내어심으로 유출시키신다. 성부는 다른 근원을 갖지 않으며 근원이 없는 원천이시다. 성자는 근원인 성부로부터 직접 태어나는 방식으로 、성령은 성자를 통해 근원적으로 성부에게서 선사되는 방식으로 발출하셨다. 그러므로 성자와 성령은 기원에 있어서 구별된다. 이 기원은 시간상의 전후(前後)로 발생된 것이 아니다. 높고 낮음도 선과 후도 없다.
하느님 안에서의 두 생명발출은 시간안에서 발생하는 출생과 다르다. 성자와 성령의 발출은 인간의 출생처럼 하느님 안에서 새 개체를 형성시키는 것이 아니다. 하느님의 본질이 유일하고 단순하며 나누일수 없으므로 하느님 안에서 모든 것이 하나이며 또 구별되는 것은 생명의 발출 밖에 없다.
◆인간정신의 유비
하느님이 정신적 존재이고 인간이 하느님의 모상이라는 가정 아래에 인간의 정신을 통하여 하느님의 내재적 생명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되었다. 인간의 정신은 지성과 의지 활동으로 특징지워지는데 성부는「정신」자체、성자는「지성」성령은「의지」에 해당된다.
성자의 발출은 출생이고 성자는 말씀이라 불리운다. 하느님 안에서의 첫째 발출인 출생이란 같은 본질을 목적으로 하는 살아있는 근원으로부터의 생명의 발출이다. 따라서 성자만이 자기 발출의 특성때문에 성부와 같은 본질을 가진 닮은 분으로 태어난다. 말씀의 특징은 통찰된 것과 닮은 모습아라는 데에 있기 때문이다. 지성이 개념이나 정신적 말을 발생시킴으로써 작용하는 것처럼 하느님 안에서의 출생은 지성적 방법을
통하여 발생되며 출생한 분은 말씀이라 불리운다. 둘째의 생명발출은 출생과 다르며 그 결과에 의해 발생된다. 이것은 의지행위가 인식행위와 구별되면서 그 활동의 결과로 발생하는 것과 같다. 인식과 사랑은 서로 구별되지만 먼저 인식된 것을 사랑한다. 의지는 원하는 바를 지향하고 나아가는 것으로서 작용한다. 이와 같이 하느님 안에서 의지의 방법을 통해 생겨나는 것은 영으로서 발출하며 따라서 성령 또는 사랑이라 불리운다.
인간 지성의 유비를 달리 설명할 수도 있다. 지성은 봉찰、정의(定義)와 판단、사랑이라는 세 종류의 지적유출을 통해 활동한다.
사람이 어떤 구체적인 것을 통찰할 경우에 통찰이라는 인식에서 그 통찰 때문에 의식 내부에 정의가 생긴다.또 어떤 사물의 현실성이 확실히 명백하다는 것을 통찰했을 때에 그 통찰 때문에 의식 내부에 올바른 판단이 생긴다. 그리고 사람이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좋은 일이라 판단될 때에 그 판단때문에 의식 내부에 올바른 의지가 생긴다. 이와같이 통찰、판단、의지(사랑)가 모두 같은 의식의 내부에 있다. 하느님은 지성적 존재이므로 그분에게도 자신과 모든 것에 대한 통찰、판단과 같은 것 그리고 인간 지성의 세가지 지적유출을 무한히 초월하는 사랑이 존재하지 않을 수 없다. 성부는 하느님에게 있어서 자기 통찰로서 모든 지적 유출의 샘이며 따라서 신성의 근원이시다. 성자는 통찰에서 발출하는 내적인 지기 표현(정의나 판단과 유사한)으로 생각될 수 있기에「말씀」이라 불리운다. 성령은 통찰과 말씀에서 유출되는 사랑으로 간주될 수 있다.
하느님은 자신을 통찰하고(성부)、말씀으로 자신을 표현하고(성자)、표현한 자신을 사랑하고(성령)、이 사랑으로써 자신에게로 되돌아간다.
이같이 하느님 안에서의 이 두 생명발출은 신적 생명의 움직임이며 이 생명 운동은 사랑의 역동적 순환이다.
하느님은 역동적으로 활동하는 생명으로 말미암아 자신 안에서 뿐아니라 외부를 향해서도 사랑 자체이시다. 사랑 자체인 생명의 움직임이 역사 안에서 창조와 구속과 성화를 실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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