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서 누가 제일 높으냐」라는 문제로 제자들이 예수를 따라오면서 토론한 것을 기화로(136회 참조) 예수께서는 하느님 눈에 참으로 귀한 존재는 「보잘 것 없는 사람」이라는 교훈을 주시면서 어린이를 예로 들으셨다.
그래서 이러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들에게 냉수 한잔이라도 주는 박애의 마음씨를 가져야하며(137회) 이 순박한 사람들을 딴죽을 걸아 넘어뜨리게 하는 따위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음을 설명하셨다(139회).
어린이 시리즈로 묶어진 교회공동체생활의 기본 정신에 대한 설명은 길 잃은 양 한 마리의 비유로써 그 절정을 이룬다. 여기서 양 백마리 중 단 한마리가 나서는 것이 하늘나라에서 이루어지는 마음씀씀이라는 것을 제자들에게 일러주신다. 그러니 적어도 예수를 따르는 제자들은 이들 보잘 것 없는 사람가운데 단 한사람이라도 업신여겨서는 안 된다.
세상에서 자칫 업신여기기 일쑤인 보잘 것 없는 자들은 천국에서 그들을 수호하는 천사들이 귀히 여기는 사람들 이며 그 천사들인 하느님을 마주보는 영광을 누리는 분들이다. 천국에서는 하느님을 마주 본다는 것은 그 분을 섬긴다는 뜻이다. 이 천사들의 수호를 받고 있는 보잘것없는 사람들은 그들이 신앙의 보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하늘에서는 사실 「큰 사람」들이다.
「하늘에 있는 그들의 천사」라는 말은 사람들을 수호하는 수호천사를 말하는 것으로 수호천사에 대한 신앙은 이미 구약성서에 언급되어 있다.
토비트서에 보면 토비트가 자기 아들 토비아를 메대로 보내는데 그의 아내가 아들의 무사귀환을 걱정할 때 선한 천사가 동행할터니 걱정하지 말라고 한 기사가 있고(토비5.22), 시편에는 『주께서 천사들을 명하여 너 가는 길마다 지키게 하셨으니』(91, 11)라고 하였는데 수호천사에 대한 구약시대의 신앙은 사도시대에까지 이어져 사도행전에 『베드로의 수호천사』(12, 15) 이야기가 나오고 히브리서에서는 천사들이 하느님을 섬기는 영적인 존재로서 결국은 구원의 유산을 받을 사람들을 섬기라고 파견된 일꾼들이라고 하였다(1, 14).
그런데 구약시대의 수호천사 관념은 미카엘이나 라파엘과 같이 고위천사들이 지정된 특정인물에게만 수호임무를 띠고 있었거나 교회나(묵시 2, 1) 국가민족(출애 23, 20:다니엘10, 21:12, 1)에게 천사수호가 지정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여기서 하느님을 직접 뵈옵는 하늘의 천사들이 보잘 것 없는 자들의 천사라고 한 예수님의 말씀은 이 보잘것없는 자들이 앞으로 하느님의 세계통치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는 새로운 계시의 말씀이다.
보잘 것 없는 자들이 이렇듯 중요한 것은 다음에 이어지는 「길 잃은 양」의 비유에서 드러난다. 이 비유의 결어에서 언명하셨듯이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는 이 보잘 것 없는 사람들 가운데 단 한사람이라도 망실되는 것을 원하시지 않으며』(마태12, 14) 『사람의 아들은 잃어버린 사람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고(마태18, 11) 하실 만큼 한 사람이 중요한다.
여기서 마태오복음서는 길 잃은 양 한 마리를 찾아나서는 양치기의 심정을 비유로 독촉하는 물음으로 운을 띠운 다음 양 백 마리를 치는 양치기가 하루의 사목을 끌고라고 한 것으로 보아 당시팔레스티나에서 흔히 있었던 관습에 따라 양치기는 양떼를 데리고 멀리 풀먹이러 갔다가 해가 지면 인근 적당한 산기슭에 양을 가두어두 기도 한다. 그러니 주인을 온순하게 따라온 99마리를 길 잃은 한마리보다 덜 중요시길가에 내버려 두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 양을 찾게 되면 길 잃지 않은 99마리보다 찾은 양한마리에 대한 기쁨이 더할한 기쁨은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인정상의 기쁨이지 실질적인 가치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마태오 복음서의 문맥으로 보아 여기서는 잃었던 양 한마리가 자아내는 주인의 기쁨을 나타내면서 단 한마리라도 주인은 내버려 두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한다.
여기 있는 어린이 하나도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이다. 이것이 주께서 제자들에게 주시는 공동체의 생활교육이다. 길 잃은 양을 찾는 비유는 오늘 해석한 마태오 복음서(18, 10~14)와 대조적으로 루가복음서에도 나온다(15, 1~7).
마태오 복음서는 「길 잃은 양」의 비유이고 루가복음서에서는 「잃어버린 양」의 비유라는 제목이 다르다. 여기에 대해서는 다음에 자세히 설명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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